나눔으로 코로나 극복 나선 ‘힐링도시’ 순천

위기에 돋보이는 시민의식 / 시민들 십시일반 기부금 등 전달 / 市 제안 민간주도 ‘권분 운동’ 확산 / 허석 시장 필두로 官도 동참 나서 / 대구 환자 28명 돌본 순천의료원 / 완치자 “넘치는 정에 감동” 눈물도
한승하 | hsh62@segye.com | 입력 2020-04-0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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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등 천혜의 자연을 낀 ‘힐링도시’로 잘 알려진 순천에서도 최근 해외 입국자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순천시가 방역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순천에서는 지난 2월 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후 한동안 ‘코로나 청정지역’이었으나 지난달 30일 영국 파견 근무를 다녀온 공무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2일 순천시에 따르면 코로나19 지역확산을 막기 위해 해외에서 들어온 사람들을 일정기간 시설에 격리조치하고, 집단감염 우려시설인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은 오는 5일까지 운영을 중단토록 권고하는 등 감염병 전파 방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순천시는 앞서 지난달 17일 관내 교회 404개소에 종교행사와 집회 자제를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송했다. 또 요양병원을 비롯해 학원, 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 21개 업종, 2887개소에 대해 전담공무원을 지정하고 주 1회 이상 예찰활동을 하고 있다.

허석 순천시장(가운데)이 직원들과 코로나19 예방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희소식도 있었다. 지난달 13일부터 순천의료원에서 치료받던 대구 경증환자 28명 중 12명이 완치 판정을 받고 고향 대구로 돌아갔다. 이들은 순천의료원과 의료진의 헌신적인 치료와 순천시민의 넘치는 정과 넉넉한 인심에 감동받았다고 전했다. 한 완치자는 감사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남아 있는 16명도 호전되고 있어 조만간 퇴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석 순천시장은 “모두 힘든 시기임에도 시민들이 익명의 편지와 기부금, 방역물품을 보내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누는 모습에 감동했다”며 “위기 때 더욱 돋보이는 순천시민들의 높은 의식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시도 힘을 보탰다. 코로나19로 실직이나 휴·폐업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의 소상공인들과 저소득층을 돕기 위해 발빠르게 긴급 생활안정자금 25억원을 마련했다.

허 시장은 민간주도의 ‘권분(勸分)운동’도 제안했다. 권분이란 조선시대 고을수령이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부자들에게 재물을 나누도록 권했던 미풍양속이다.

‘순천형 권분운동’은 (주)팔영청이 5000만원을 기부하면서 본격화했다. 무료급식이 중단된 소외계층 1000명에게 쌀과 라면, 과일, 마스크 등을 담은 ‘권분 꾸러미’를 라일락 자원봉사단체 회원들이 나서 어려운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허 시장도 월급 30%의 4개월분에 해당하는 1000만원을 기탁했고, 1500여명 순천시 공무원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특별성금 모금에 동참해 5000여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렇게 모인 성금은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취약계층과 소외계층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허 시장은 “나보다 더 이웃을 생각하는 이타심이 오늘의 순천을 만들었듯이 더 나은 순천을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부터 청정지역 순천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순천=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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