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장에 선 경주마…농가 “경마 장기간 중단, 운영난에 줄도산 위기”

임성준 | jun2580@segye.com | 입력 2020-10-18 16: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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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가 18일 제주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마 중단으로 경주마 생산 산업이 도산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하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경마 시행이 장기간 중단되면서 경주마 생산 농가들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경주마 생산 농가들은 말 사육에 따른 사료비와 관리비 등이 지속해서 지출되면서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다.
 
제주 등 경주마 육성 농가로 구성된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이하 경주마생산자협회)는 18일 제주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마 중단으로 말산업이 멈춰서면 가장 하위 그룹에 있는 생산자들은 피라미드 구조의 무게로 인해 가장 큰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호소했다.
 
한국마사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사실상 경마를 중단했다.
 
경주마생산자협회는 경주용으로 육성하는 말의 경우 경기에 뛰지 못한 채 장기간이 지나 말이 나이가 들게 되면 더는 경주마로 팔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주마생산자협회는 “말이 팔리지 않으면 목장 내 사육 두수가 늘어나게 되고 이어 사료비 등 경영비 부담과 대출금 연체 부담 등으로 이어져 목장 운영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만 회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경마 중단으로 어려운 생산 농가를 구제하는 방안과 경마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주마생산자협회는 다음 주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회를 방문해 생존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제주도 내 경주마 생산 농가는 더러브렛 150곳, 제주마·한라마 235곳이다. 이들 농가가 사육하는 경주마는 총 4890마리다. 제주에는 국내 경주마를 육성하는 266개 목장 가운데 203개(76%)와 씨암말 2495마리 가운데 2120마리(85%)가 있다.
 
경주마 생산농가들이 연간 생산하는 경주마는 약 1400마리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경마가 중단되면서 판로가 막힌 셈이다. 특히 지난해 생산한 말을 올해 경매를 통해 판매해야 하지만 내년에도 경마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판로가 막혔다. 3세 이상이 되면 한국마사회에서 신마로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경주마 생산농가들은 경마 중단으로 지난해 태어난 경주마의 입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최소 1500억원, 향후 미입사 경주마 사육비까지 감안하면 약 2000억원의 농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경주용으로 생산한 말은 승마용 또는 고기용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어려워 사실상 폐기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소득이 급감한 경주마 생산농가들은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경주마 생산 붕괴까지 우려되고 있다.
경주마생산자협회는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에 경주마 생산농가들의 재기를 위한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건의안에 따르면 우선 예비 경주마의 매각이 차단된 만큼 한시적으로 일정두수를 매입하고 경마장에 입사하지 못한 2세마의 산지 폐기, 폐업농에 대한 보상 등을 요청했다. 또 사료비와 진료비, 인건비 등이 연체되는 만큼 경마산업이 정상화될 때까지 농가들이 버틸 수 있도록 경영비에 대한 저리 융자 지원과 보조, 국산·외산 말을 분리한 경주 시행 등 국산 말에 대한 우대 정책, 조속한 경마 정상화 방안 강구 등의 대책을 촉구했다.
 
제주도는 300억원의 경주마 생산 농가 지원 자금을 마련, 농어촌진흥기금 특별융자(운전자금)로 지원하기로 했다. 신청 한도는 기존 융자 여부와 관계없이 농가당 2억원 범위이며, 지원 기준은 사육두수당 200만∼300만원이다. 융자 조건은 금리 0.7에 2년 상환이다. 상환은 1회 한해 2년 더 연장할 수 있다.
 
제주=글·사진 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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