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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로니아를 키우고 있는 A 씨가 묘목을 보며 올해 수확을 걱정하고 있다.(사진=조주연 기자) |
[세계로컬타임즈 조주연 기자] 안토시아닌 함량이 가장 높은 종으로 뛰어난 항암효과와 당뇨병 예방, 체중 감량 등 뛰어난 효능·효과에 따라 효자품목으로 주목 받던 아로니아가 가격 폭락으로 인해 천덕꾸러기로 전락해 농민들의 한숨만 커지고 있다.
전북 김제시에서 수년째 아로니아를 키우고 있는 농민 A 씨는 스스로 3분의 2 정도 묘목을 뽑아내 버리고 2,000평만 남겼다. 가격폭락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아로니아 수확을 사실상 포기했다”며 “수확을 위한 인건비도 나오지 않아서 주위 사람 등에게 '그냥 무료로 따가라'하고 일부를 받아 지금 보관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A 씨의 저온창고에는 판로를 잃은 약 8톤 정도의 아로니아가 가득 있었는데, “1㎏당 1,500원 정도에 거래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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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가 가격 폭락으로 그냥 뽑아낸 아로니아 묘목을 보고 한 숨을 쉬고 있다.(사진=조주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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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가 저온창고에 가득한 아로니아를 보여주고 있다.(사진=조주연 기자) |
농가의 어려움에 판로지원 등 적극 나서야 할 지자체가 그저 무관심을 보이고 있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A 씨는 지자체에서 판로·관리·정보 등의 조언을 받지 못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전혀 없었다. 관심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지난 12일 김제시 농업기술센터를 찾아 지역 아로니아 농가 현황을 파악하는 가운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최근 아로니아 농가 현황은 2017년 통계가 전부”라더니 한참 후에 “2018년 통계도 있었다”며 자료를 제공했다.
이 관계자에게 아로니아 유통 현황·피해 규모 등을 물었지만, 정확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전국 아로니아 농가가 수개월째 울상을 짓고 있는 상황에서 정확한 아로니아 농가 현황 및 피해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제시는 지난해 지역의 아로니아 재배 면적이 17ha에서 약 65톤의 수확량을 보였다.
김제시는 2014년 약 6,000여만원을 투입해 아로니아 식재를 지원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특별한 지원없이 사실상 방치된 상태로 이어졌다. 이번 취재에서 2014년 이후 아로니아 수급 관리 등의 조치 및 농가관리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서로 담당부서가 아니라는 말로 떠넘기기 식의 책임회피에 급급했다.
김제시에서 '아로니아 농가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나 전반적인 상황을 알 수 있는 부서가 어디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누구도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현재 정부는 지난달부터 아로니아 묘목을 뽑아내면 1ha당 600만원을 지원하는 ‘아로니아 과원정비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급을 줄여 시장가격을 조정하겠다는 의도다.
김제시는 ‘과원정비지원 사업’을 위해 이번 추경에 4,138만원을 배정해 사전 신청받은 16농가, 6.5ha에 지원할 방침이다.
그렇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장려에만 그치지 않고 시장동향 등을 파악해 일찍 대응에 나서 대책을 내놓았다면 적어도 지금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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