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새롭게 이끌 제19대 대통령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文在寅) 후보가 당선됐다. 축하하는 마음 크다. 새 시대를 열 문재인 대통령의 할 일이 산적해 있다. 국내외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다. 무엇보다 국민통합을 이뤄내고 튼튼한 안보의 바탕 위에서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돌봄으로써 성공하는 정부가 돼야 한다.
19대 대통령이 만드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역대 대통령 선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정치적 이벤트를 국민들은 경험했다. 전례 없는 현직 대통령의 탄핵을 직접 목격했고, 광장의 촛불을 지켜보았다. 쇼트트랙 대선이라는 평가 속에 새 대통령은 위기 속의 대한민국호를 순항시켜 나가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떠안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전대미문의 국정농단에 좌절했고 북한 김정은 체제의 도발 위협 속에 사로잡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례없는 악조건 속에 최대한 빨리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여소야대의 여의도 정치권은 정치 세력 간의 협치(協治)와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 외교와 안보, 경제 문제와 사회 복지, 국민 통합과 부패 척결 등 여러 가지 과제 앞에 서 있는 문 대통령의 어깨는 무거워진다. 한반도 평화는 튼튼한 안보 기반이 무너지면 기대할 수 없는 법이다. 중국과 경제적으로 중요한 관계에 있는 우리의 현실을 외면하지는 못하겠지만 북한 핵과 미사일의 위협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기 전까지는 한미 동맹의 강화는 한반도 안보에 가장 기본적인 대안이다.
오랜 불황에 시달리는 한국경제의 활로찾기와 피폐한 민생을 돌보는 일에 힘써야 한다. 국민 일반, 특히 소상공인과 서민은 최악 상황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우리 경제에 드리워진 ‘짙은 그늘’을 하루속히 걷어내야겠다. 정부와 기업이 비상한 자세로 경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문제는 정치권이다. 제때 법안 마련 등에 나서야 하는데 여야는 본령을 짐짓 ‘외면’한 게 비일비재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던 외환위기 때보다 더 위기 상태라는 게 현업 종사자는 물론 국내외 전문가들의 진단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바닥을 기고 있는 서민경제를 회생시키는 게 급선무다. 현실적으로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뇌관’이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400조원에 가까운 천문학적 액수도 문제려니와 이를 갚아야 할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서민 가계파산 걱정이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추세에서 중산층 및 서민가계의 금융비용은 여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미래의 주역인 청년세대들은 또 어떠한가. 오랜 경제난으로 취업·연애·출산을 포기했다는 ‘삼포(三抛)세대’라는 가슴 아픈 말이 상징하듯 출구 없는 사회에서 실의에 젖는 젊은이가 날로 늘고 있는 현실이다. 국가경영을 책임진 새 정부가 직시하길 바란다.
문 대통령이 반드시 해야 할 책무 중 하나는 국민통합이다. 국민통합의 핵심은 인사문제다. 아무리 국민을 향해 국민통합을 외쳐보았자 지도층에서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역대 정권에서는 인수위 시절 국민들을 향해 대탕평 인사를 하겠다고 번번이 공언하지만 정작 정부가 출범하면 공수표가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또한 탄핵의 여파로 이번 대통령 선거는 지역과 이념 대결이라기보다 세대 대결의 장이 됐다. 세대 갈등 극복을 통한 국민 통합은 문 대통령이 반드시 챙겨야할 핵심 과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기간 내내 직접 챙겨야 할 책무 중 하나는 부정부패 발본색원이다. 청렴사회 구현이다. 경악할 수준의 국정 농단을 경험한 우리 국민에게 부정부패 척결은 과제가 아니라 운명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헌정사에 빛나는 금자탑을 이루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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