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개발·경지정리·배수개선 등 기반시설 정비에 최선
태양광·소수력발전소 등 확대… 수익금은 지역에 환원
모내기철 가뭄극복에 매진… 명품어촌어항조성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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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세계로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뭄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세계로컬신문 김수진 기자] 최근 가뭄으로 농민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가뜩이나 고령화와 여건 악화, 산업 경쟁력 약화 등으로 어려운 농어촌 입장에선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에서는 한반도 기후 변화에 따라 가뭄과 국지적 폭우가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 승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가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을 적극 지원하고 나아가 장기적으로 농어촌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근본적인 부분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승 사장은 “다양한 수자원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며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자립하는 농어촌이 될 수 있도록 힘껏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승 사장과의 일문일답.
- 만나서 반갑다. 한국농어촌공사의 역할에 대해 간략히 소개 부탁드린다.
농정의 최일선에서 농어업인의 소득 증대와 농어촌의 복지 증진을 위해 일하고 있다.
주 임무는 크게 지(地), 수(水), 인(人), 촌(村) 네 가지다. 먼저 ‘농지 관리’로 농지를 만들고 쉽게 이용하도록 하는 일이다.
용수개발, 경지정리, 배수개선 등 각종 농업생산기반 종합 정비 통한 영농편의 도모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
농업생산에 필수 요소인 농어촌용수 관리하는 ‘물 관리’도 주 역할이다. 전국의 농업용 저수지와 방조제, 수로 등을 조성하고 관리하며 적기‧적소에 용수 공급한다.
또 가뭄에 대비한 용수 확보, 홍수에 대응한 배수 작업도 진행한다.
‘농업인 육성’도 중요한 사업이다.
농지를 매개로 농가의 소득 향상과 고령 농업인의 복지 증진을 돕는 농지은행을 운영한다.
농지은행에서는 영농 규모를 키우는 ‘농지규모화’, 농지를 담보로 연금을 지급하는 ‘농지연금’ 등을 진행한다.
정주여건 개선, 소득증대 통한 ‘농어촌 조성하는 지역개발’도 주 역할이다.
일반 농산어촌 개발, 빈집 활용 등을 통한 농어촌 정주여건 개선과 농촌관광 활성화, 농어촌 6차 산업 육성, 어촌·수산 개발을 통한 농어업인 소득 제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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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 사장이 지난 5월 30일 극심한 가뭄으로 피해가 큰 전남 진도 가뭄현장을 방문해 피해 현황을 경청하고 있다. |
- 요즘 가뭄이 심각하다. 가뭄 현장을 직접 방문하느라 바쁘다고 들었는데?
일부 가뭄 우려 지역들을 찾아가 모내기에 차질이 없도록 용수확보 대책을 점검하느라 분주하다.
충남 서산의 간척지, 보령 부사호, 강원 원주 등 현장에서 농업인의 고충을 직접 듣고 챙기고 있다. 물을 끌어오기 위한 펌프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인력과 예산 추가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충남 서산 A지구 간척지의 경우 강우 부족으로 현재 간월호 저수율은 44%에 불과하며 염도는 3100ppm이나 돼 영농한계치인 2800ppm을 넘었다.
이에 따라 긴급가뭄대책비 15억원을 투입하고 양수장 총 가동 및 취입부 용수 확보 위한 준설 및 비상펌프 설치했다. 또 충남 보령 부사호도 저수율 86%, 염도 2600~3800ppm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자원공사와 협력해 상류의 보령댐에서 20일까지 약 31만톤을 추가 방류해 용수 확보할 계획이다.
- 그렇다면 전국 농업용수 확보와 모내기 현황은 어떤지?
5월 29일 기준 올해 전국 평균 강수량이 평년의 54% 수준(161㎜)에 불과하지만 저수율은 평년의 78.2% 수준(56.9%)을 확보했다.
지난해 수확이 끝난 뒤부터 인근 소하천 등에서 버려지는 물을 끌어다 담는 양수저류와 지하수 관정 개발 등을 통해 미리 용수를 확보한 덕분이다.
그래서 논에 물을 담는 논물잡이와 모내기 실적도 평년보다 높다.
실제로 논물잡이 실적은 82%인데 평년(79%)에 비해 높은 수치로 모내기 실적도 63%로 평년(58%)보다 좋은 편이다.
다만 경기 안성과 충남 서산, 예산, 홍성, 보령 등 일부 지역의 저수율이 20~30%대에 불과해 그쪽 지역의 농업용수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모내기가 완료되는 6월까지 전국의 저수지 3394개소 중 용수 부족이 우려되는 153개소에 총 2470만㎥의 용수를 확보해 농업인이 물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5월 19일 기준)까지 양수저류와 지하수 관정 개발 등으로 확보한 용수는 목표량의 95%인 2350만㎥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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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 사장이 지난 3월 28일 전남 영광 불갑산 권역단위종합정비사업(농어촌 지역개발) 현장을 방문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 가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근본적 대응방안은 없는지?
기후변화가 일상화됨에 따라 앞으로 국지성 호우, 국지성 가뭄이 빈발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가뭄과 관련된 문제가 심각하다. 이중 바다로 유실되는 물을 재활용하는 물 순환 구축 체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연간 수자원 총량 1323억톤 중 29%인 388억톤이 바다로 유실된다. 양수저류, 하천 물막이, 지하수 활용 등 다양한 수자원을 연계해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기존 수리시설의 여유 수량과 하천수 등을 물이 부족한 지역으로 연계해 공급하는 방안 추진 중이다.
실제로 2014년부터 계속된 강화도의 극심한 봄 가뭄에 대응해 한강 물을 끌어오는 수로를 강화도 중심을 관통하는 다송천 등에 연결하고 하류부에서 강화 전역의 농경지에 용수를 공급해 항구적으로 수자원을 확보한 바 있다.
올해에는 ‘농촌용수이용체계재편사업’에 강원 철원 철동지구 등 6지구에서 74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철동지구에서는 양수장 3개소와 용수로 44㎞를 설치해 한탄강 물을 토교저수지와 동송저수지에 보내고 인근의 물 부족 지역에 용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 용수 수요가 급증하는 곳에는 기존 저수지의 저수용량을 늘리는 ‘저수지 물그릇 키우기 사업’ 추진 검토 중이다.
- 농정 환경의 변화 중 가장 주목해야 점은? 또 공사는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 기온이 0.75℃ 오를 동안 한국은 두 배 수준인 1.5℃ 올랐다.
농어업은 기후변화에 가장 뚜렷하고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분야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집중호우 같은 재해에도 안전한 영농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수리시설 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공사 관리 저수지 3394개소 중 70%(2375개소)가 50년 이상된 노후 시설이며 그 하류부에 주민 1000명 이상의 밀집 지역에 있는 저수지는 총 341개소(주민 382만명)에 달한다.
따라서 올해 노후 수리시설을 개보수하고 안전진단을 하는데 총 54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저수용량 30만㎥ 이상 저수지(1162개소)에 대해서는 붕괴 등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대처계획 수립을 완료했다.
지난 3~4월에는 전국 저수지, 배수장 등 223개소에서 현장훈련 실시했다.
농식품부 기후변화 특별대책 추진을 위한 세부시행계획으로써 공사 자체 ‘기후변화 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할 계획으로 저수지 물그릇 키우기, 홍수 대비 배수장 펌프용량 증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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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 사장이 지난 5월 19일 부사호 등 가뭄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을 방문해 가뭄 피해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한국농어촌공사> |
- 쌀 생산 과잉에 따라 공사의 주력사업에도 변화가 필요한 것 아닌지?
농촌용수를 논 이외에 밭농사, 생활‧환경용수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겠다.
올해 복합영농기반을 갖추기 위한 농촌용수개발에 274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대규모 간척지를 논 위주에서 벗어나 첨단농업 등 미래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용도로 스마트팜 등 첨단수출원예단지, 친환경 축산, 수산양식, 관광농어업 등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새만금의 농산업 클러스터단지에 식품기업을 유치하면 세계적인 원료생산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논을 활용한 밭작물 재배면적 증가에 따라 시설원예, 밭농업 등을 위한 맞춤형 배수개선 확대 도 추진할 계획이다.
밭작물은 벼보다 침수에 3~7배 취약, 더 높은 설계기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올해 2900억원 투입해 5만8000㏊의 상습침수 농경지에 배수장, 배수로 등 방재시설 설치 계획이다.
- 4차산업혁명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지?
사물인터넷과 드론 등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과학적인 물 관리 추진, 용수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재해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전국 주요 저수지, 양‧배수장, 수로 등에 설치된 3300여 개의 자동수위계측기를 활용해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가령 국지성 호우로 수로의 수위가 급상승할 경우 자동수위계측기가 감지해 시설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경보 문자 발송, 시설 관리자는 중앙관리소에서 원격으로 용수공급을 중단하고 수문을 개방해 침수 피해 예방하는 것이다.
자동수위계측기에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신기술통신망을 시범 적용 중으로 더욱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수자원정보 수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에는 본사와 전국 8개 지역본부에 드론을 도입해 수자원과 시설 관리에 다양하게 활용 중이다.
수리시설 누수 여부, 시설 토사의 붕괴 여부 등 안전점검과 오염원 유입 여부와 녹조 파악 등 수질 관리, 저수지의 물넘이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을 효과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또 스마트팜 온실 신축에 올해 700억원을 투입해 수출 잠재력이 큰 원예전문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데?
저수지, 양‧배수장 등 농업기반시설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2025년에는 연간 7만7000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공사는 3394개의 저수지와4404개의 양‧배수장, 156개의 방조제, 대호호를 비롯한 대규모 간척지 등을 관리 중이다.
이러한 농업기반시설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고 미세먼지 문제와 온난화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운영 중인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는 소수력 37개소, 태양광 30개소, 풍력 2개소 등 총 69개소다(발전규모 총 36㎿).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4658억원을 투입해 총 164개의 발전소(발전규모 총 168㎿)를 운영할 계획이다.
연 586억원으로 예상되는 수익은 모두 농업기반시설의 유지관리비용으로 투입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영농지원을 위해 쓰일 예정이며 특히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효과가 지역 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소통‧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노력 중이다.
사업 경제성이 확보되는 범위에서 태양광발전소 등이 설치될 지역 주민을 위한 지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지원금으로 지역 공동체의 소득증대 사업과 복지사업 등에 활용하겠다.
- 어촌과 수산분야 발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관련 조직을 처에서 본부급(어촌수산개발본부)으로 격상하고 농어촌공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해양수산인의 당당한 정책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
해수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어촌개발, 수산양식, 레저산업 육성, 연안정비에 이르기까지 업무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4개 어촌마을에서 주민역량강화 사업을 통해 자발적인 마을발전계획 수립과 6차 산업화(생산, 가공, 판로개척 등 결합)를 지원하겠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함께 바다가 인접한 어촌을 대상으로 어항 및 배후어촌개발을 축으로 하는 ‘어촌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해 명품어촌어항조성 추진 중이다.
내륙수산업 생산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사업도 추진 중으로 내수면양식단지 조성(2지구)과 기능이 축소된 저수지에 어류서식 환경을 조성하는 유휴저수지 자원화사업(2지구), 어류 생태계 보전을 위한 어도개보수사업(24개소) 등 추진하고 있다.
또 공사의 방조제 축조‧관리 기술을 활용해 호안과 해변산책로 등을 정비하는 연안정비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 끝으로 남은 임기 동안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지?
농어업인의 소득 증대와 농어촌의 복지 증진을 위해 열정을 다하겠다.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저수지와 같은 농업기반시설을 관리하는 기존 사업에 충실함과 동시에 신규 사업을 통해서도 농어촌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
기후변화에도 안전한 영농기반 구축과 지역개발 성공모델 발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첨단 수출농업단지 조성, 심부지열 등 새로운 기술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 등 신규 사업에서 농어촌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하겠다.
진정한 지방분권은 지방이 자립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현재 많은 농어촌 마을이 고령화, 과소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사는 농어업의 부가가치를 높여 농어촌 마을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기후변화 등에 적극 대응하여 농어업을 더 많은 소득을 창출하는 미래산업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많은 청년이 농림수산식품에 눈을 뜨고 농어촌으로 돌아와 도전해주시기를 바란다.
농어촌의 희망을 찾는 길에 농정의 최일선 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가 늘 함께할 것이다. 활기차고 행복한 농어촌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프로필> 정 승 사장은…
정 승 사장은 1958년 전남 완도군 출생으로 전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 강원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9년 제23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한 정 사장은 농정분야에서 오랫동안 일을 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1980년부터 2008년까지 농림수산식품부 농촌정책국장 등을 지냈으며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농림부 식품산업본부장,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원장을 맡았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직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2016년 3월부터 10월까지 세종대학교 바이오산업자원공학 석좌교수를 역임했으며 같은 해 10월 한국농어촌공사 제8대 사장으로 취임하며 농어촌 발전을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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