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SM상선‧케이스톤 경쟁…내주 윤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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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도조선소 전경. 최근 한진중공업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사진=한진중공업 제공)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국내 최초 부산 영도조선소를 보유한 한진중공업에 대한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동부건설과 SM상선, 케이스톤파트너스 등 세 곳이 한진중공업 매각을 위한 본 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내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최종 인수의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특히 ‘한국 최초의 조선소’로 기록된 부산 영도조선소에 다수 기업이 관심을 보이면서 향후 상황 전개에 관심이 쏠린다.
◆ “다음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1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최근 한진중공업 M&A(인수‧합병)에 대한 최종입찰제안서 접수를 담당한 외부자문사(삼일회계법인·세종법무법인) 접수 결과 동부건설 컨소시엄과 SM상선 컨소시엄, 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입찰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현재 산업은행 등 7곳 은행으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주주협의회는 자신들이 소유 중인 한진중공업 출자전환주식에 대해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공동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번 거래의 공정한 절차 진행을 위해 최종입찰제안서 평가는 외부자문사가 독자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며 “주주협의회는 외부자문사의 평가 결과에 근거해 내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2월 자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 부실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바 있다. 수빅조선소는 당시 필리핀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고, 한진중공업은 6,874억 원 수준의 출자전환과 차등 무상감자 등으로 2분기 자본잠식에서 탈출했다.
이후 지난해 5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서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는 한진중공업홀딩스에서 산업은행으로 변경됐다. 산업은행의 한진중공업 지분율은 16.1%다.
◆ “투기 전락”…사모펀드 인수 우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한진중공업 매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부산 영도지역이 우리나라 ‘조선 1번지’로 불리게 된 데 큰 역할을 해온 80년 역사의 영도조선소에 결국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이미 높아진 모습이다.
특히 조선업과 무관한 건설사나 사모펀드가 예비입찰 과정부터 대거 참여함에 따라 한진중공업의 경영정상화가 아닌 ‘알짜 부지’로 꼽히는 영도조선소 일대를 사들이는 데 인수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영도조선소 부지는 26만㎡에 달하는 규모로, 현재 추진 중인 부산 북항 재개발 1·2단계 프로젝트 대상지와 인접해 있다. 이에 따라 해당부지에 아파트나 상업용 부지로 개발하면 최대 수조 원에 달하는 개발이익이 전망된 상황이다.
한진중공업 노조‧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채권단의 이번 매각 계획의 전면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한진중공업은 80년 이상 부산을 지켜온 향토기업이자 국가 조선산업의 산실”이라며 “그럼에도 채권단은 조선업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사모펀드에 팔아넘기려 한다. 매각 계획은 전면 중단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부산 영도구도 이번 한진중공업 매각 계획을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김철훈 영도구청장은 지난 14일 입장문에서 “반드시 조선업이 유지발전돼야 한다”면서 “영도구는 해양신사업과 조선업의 중심으로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11만 구민을 무시하는 일방적인 매각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반발했다.
한편, 채권단의 한진중공업 매각 추진은 최근 호전되고 있는 회사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진중공업의 올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60% 개선된 4,710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445억 원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250%나 대폭 올랐다. 당기순이익도 흑자 전환됐다.
복수 기업들이 한진중공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배경에는 이 같은 회사 실적 개선과 영도조선소 부지의 높은 미래가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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