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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암서원 정문인 확연루. 필암서원은 2019년7월6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서원9곳중 하나다.편액은 우암 송시열의글씨다. 이곳에서 23일 6백년의 문명, 전라남도종가 활성화를 위한 종가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
[세계로컬타임즈 글·사진 이남규 기자] 전라남도와 전라남도종가회는 제3회 전라남도 종가 심포지엄을 전남 장성군 필암서원에서 개최했다.
지난 23일 열린 '6백년의 문명, 전라남도종가 활성화를 위한 종가 학술 심포지엄' 행사에서 윤형식 전남종가회장은 “세계에 유래가 없는 종가는 문중의 중심이며 윤리와 도덕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국가, 정신문화의 근본으로 지금까지 자리 잡아 왔다”면서 “이번 학술대회에서 종가문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방안과 종가 활성화를 위한 종가 지원 조례지정 방안에 대해 논의하게 돼 뜻 깊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축사에서 “종가는 문중의 역사·건축·문헌·이야기 등을 간직한 종합문화유산”이라며 “전라남도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가치있는 종가문화를 찾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함께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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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가 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 및 토론을 하고 있는 장면. 왼쪽부터 조정현 책임연구원,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 오석민 문화재전문위원, 김학범 교수, 이상균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 |
제1부에서 기조발제자로 나선 이배용 전 위원장(전 문화재위원 세계유산분과)은 종가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방안으로 "우선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어야 하며, 협약과 운영지침에서 요구하는 OUV(탁월한 보편적 가치) 의 구비와 입증이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입증에 필요한 조건들로서는 세계유산등재기준, 진정성 및 완전성, 보호 및 관리계획 등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대한민국의 세계유산 현황은 유형문화유산이 14개, 무형문화유산이 20개, 기록유산이 16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의미에 대해 해당 유산이 어느 특정 국가 또는 민족의 유산을 넘어서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유산임을 증명하는 것임을 강조한 이배용 위원장은 “종가 문화는 건축과 기록문화유산, 각종 의례와 음식, 구비문학, 동족기반과 관련된 각종 지원시스템들을 두루 갖춘 종합문화유산으로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며 한옥·한식·한복 등 한국적인 의·식·주 생활문화가 모두 포함돼 있는 종가문화의 독자성과 특별성을 국민 모두가 지키고 살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종가마다 이어져 온 박애정신, 나눔과 섬김의 정신, 인간스토리를 흥미롭고 유익하게 구성해 방문하는 내·외국인에게 들려주고 역사가 이어지려면 지킴의 정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줘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종가문화를 인류 보편적 가치로 살려내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해야 할 이유"라고 역설했다.
전남종가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필요에 대해서 발제자로 나선 강신기 기획실장(전 광주광역시청)은 "한국의 대표문화유산 전라남도종가의 보존계승 및 진흥과 문화관광사업을 위한 종가 문명의 인프라 및 콘텐츠개발이 필요하다"면서 "우수 종가 종택, 종가정원, 종가 전래 의례 자원 강화 및 명품화를 추진하고 전통 문화의 소중한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보존하는데 지원책으로서 조례 제정의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례제정의 추진 방법으로는 의원발의 형식이 효율적"이라면서 "조례의 주요내용에는 종가 진흥 및 지원사업으로 도지사는 종가문화의 보존계승을 위하여 주된 활동을 하는 비영리법인이나 관계기관 등에게 예산 범위내에서 지원하거나 보조할 수 있다고 함으로서 종가문화 보존계승을 위한 진흥 및 활용사업, 유지관리 및 운영, 발굴 및 문화자원 지정, 연구조사 관광홍보 및 활성화지원 사업 등을 뒷받침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남종가센터(가칭)를 구성해 전남 종가 고택과 정원의 명품브랜드를 위한 중추적 협력 조직으로 종택을 하나로 연결해관광객에게 홍보 및 정보를 제공하는 종합 안내센터 역할을 수행토록 하며 통합 포털사이트 관리 감독, 운영자 교육, 프로그램 이벤트 기획 등을 맡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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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제 및 토론 장면. 왼쪽부터 유성룡 고려대 교수, 조용현 교수, 강신기 기획실장, 류내영 박사. |
조정현 한국국학진흥원 책임연구원은 경북 종가문화 활성화 사례로 "경북지역에서는 종가성원들 스스로 종가문화를 체계적·조직적으로 보호·전승하기 위해 2012년 경북 불천위 종가의 종손들을 중심으로 ‘영종회(嶺宗會)’를 결성해 2018년8월 현재 114개 종가가 가입돼 있다"며 "또한 종가음식의 보존과 전승, 활성화를 위해 경북 종부들을 중심으로 ‘경부회(慶婦會)’를 조직해종가음식의 상품화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2018년 5월 종가음식문화보존회를 창립해 2018년10월에 사단법인 등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경북도에서는 2009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종가포럼의 성과를 이어 받아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도내 종가와 협력해 종가문화진흥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와 실시 용역을 발주 완료했으며, 예산1,000억원 을 투입해 2022년 설립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본적으로 종가의 유·무형 유산은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개념이다. 따라서 무형유산의 가치와 활용을 논하기 위해서는 해당 공동체가 굳건하게 지속돼야 함을 전제로 한다.
이에 따라 "종가를 중심으로 한 문중과 마을 공동체라는 버팀목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유지될 수 있어야만 종가문화가 존재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조 연구원의 견해는 “복원으로 다 된다기 보다는 정신적인 무형문화의 보존이 더불어야 된다”고 강조하는 류내영 박사의 의견과 “유네스코 지정 후 종가의 가치는 놀이 관광위주에서 더 고상한 정신문화 가치의 관광으로 변해야 한다”는 류성룡 교수의 의견과도 일맥상통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종가문화의 계승 발전은 어느 한 종가의 문제가 아닌 국가·사회의 공동 책임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점은 확실한 명제다. 이런 맥락에서 전남종가에 대한 전남도의 적극적인 지원과 육성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날 비중있게 다뤄진 종가 심포지엄을 지켜보면서 발표자들의 심도있는 준비에 비춰 정작 주최·주관 단체인 전라남도종가회의 준비부족이 아쉬웠다.
구체적으로 발표자의 활발하고 깊은 질의·응답과 관계 기관에 대한 협조사항, 전남종가회의 활동사항 보고와 함께 향후 활동계획 등 이날 행사의 중요한 부분이 미진했던 것과 등 떠밀어 놓고 바라보는 듯한 행사 진행, 대리 축사로 갈음하는 도지사·군수 등 관계기관장들, 협조처이자 앞서 이끌고 나가야 할 전남도의 관심 부족과 소홀함은 조속히 개선돼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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