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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시민사회모임이 공개한 고인 메모 중 일부.(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지난 3월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20대 여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시사하는 메모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사측은 직접적 관련 가능성을 부인하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정부 조사에는 적극 협력할 것이며 추가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도 현재 조사 중이라고 했다.
◆ 22살 여직원 투신…회사, “책임 있다면 감수할 것”
22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전날 공식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은 현재 고용노동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회사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공정한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 결과에 따라 회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 어떤 책임이라도 감수하겠다”며 “문제가 된 임직원이 있다면 법과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리온은 앞선 경찰 조사결과 직원 사망의 동기가 회사와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리온은 “회사 내부 조사에서 공장 내 일부 경직된 조직 문화는 발견됐다”면서도 “(여직원의) 극단적 선택의 동기는 회사 외 다른 데 있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오리온은 앞서 제기된 지난 2018년 고인의 성희롱 피해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최근 추가로 제기된 2018년 10월 성희롱 사건은 당시 회사가 인지하지 못했다”며 “최근 유족의 문제 제기로 인지하게 됐으며 현재 조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엄정 처리하고 그 결과와 내용을 유족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북 익산 오리온 공장에서 일하던 22세 여직원 서모씨는 지난 3월 17일 직장 내 괴롭힘을 암시하는 메모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메모에는 “오리온 너무 싫어”, “돈이 뭐라고”, “이제 그만하고 싶어”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발견된 메모에서는 직장 내 상급자 실명‧직책이 거론됐으며 “그만 괴롭혀라” 등 피해를 호소하는 부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기자회견으로 이번 사건을 공론화한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이하 시민사회모임)은 서씨가 사망 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큰 고통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모임에 따르면 고인은 사내 유언비어나 부서이동 등으로 평소 괴로움을 겪었으며 업무시간 외에도 상급자로부터 호출돼 시말서 작성을 강요당하는 등 주변에 울면서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시민사회모임과 유가족은 앞서 서씨에 대한 성희롱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사망 전 사내 연애를 했던 고인이 선임노동자들로부터 “남자 꼬신다”라거나 “꼬리친다” 등 발언을 들었고 심지어 상급자에게 원치 않는 신체접촉도 당했다는 것이다.
이에 오리온은 당시 유가족 요청에 따른 두 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결과 회사와는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입장을 낸 바 있다.
한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 사안과 관련해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위반을 묵인·방조했다는 이유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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