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류 41% 폭등…32년5개월만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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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한 소비자가 사과를 고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3.77(2020=100)을 기록, 전년 대비 3.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과일류 가격이 급등하며 지난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재차 3%대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을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축소하면서 전반적인 물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 통계청, ‘2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2020=100)을 기록, 전년 대비 3.1% 상승했다. 이 같은 3%대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3.2%) 이후 두 달 만이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월(2.8%) 대비 0.3%포인트(p)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 8~12월 3%를 상회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2%대까지 내렸으나, 한 달 만에 재차 3%대로 올랐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1.4% 급등했다. 이 가운데 농산물은 전년 대비 20.9% 치솟으면서, 전체 물가를 0.80%p 끌어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신선과실은 41.2%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지난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세를 보였다.
과일값은 38.3% 상승했다. 품목별로 사과가 전년 대비 71.0% 상승하면서 여전히 높은 가격을 기록했고 귤(78.1%), 토마토(56.3%), 딸기(23.3%), 배(61.1%) 등도 크게 올랐다. 다만 마늘(-12.5%), 양파(-7.0%), 당근(-15.7%) 등은 하락세를 보였다.
공업제품의 경우 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4.8%), 햄·베이컨(-3.6%) 등 가공식품 물가는 지난 2021년 10월(3.4%) 이후 31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둔화한 1.9%를 기록했다. 휘발유(2.0%), 경유(-5.7%), 등유(-6.9%) 등 석유류는 1.5% 내렸다. 다만 하락폭은 전월(-5.0%) 대비 줄었다.
전기·가스·수도는 지난해 2월 대비 4.9% 올랐다. 구체적으로 전기료(4.3%), 도시가스(5.6%), 지역난방비(12.1%) 등이 크게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 또한 전년 대비 2.5% 오르며 전체 물가를 1.3%p 끌어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공공서비스 물가의 경우 2.0% 상승한 가운데 시내버스료(11.7%), 택시비(13.0%) 등이 올랐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3.4% 올랐으며, 이 가운데 외식 물가가 3.8% 상승했다. 집세의 경우 월세(0.8%)가 오른 반면, 전세(0.9%)는 내리면서 전체적으로 0.1% 하락했다.
계절적 요인 또는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 추세를 파악하기 위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전년 대비 2.6%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의 경우 동기간 2.5% 올랐다.
이처럼 소비자 물가상승세가 재차 가팔라지자 정부 차원의 대응은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 회의’에서 “정부는 최근의 물가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여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농축수산물에 대해 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3~4월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역대 최대 수준인 600억 원을 투입해 사과·배 등 주요 먹거리 체감가격을 최대 40~50% 인하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을 통해 오렌지·바나나 등 주요 과일을 직수입해 저렴한 가격으로 시중에 공급한다.
이를 위해 당장 이날부터 비상수습안정대책반을 즉각 가동, 품목별 동향을 일일 모니터링하는 등 가격·수급 관리 노력을 기울인다. 석유류·서비스 등 불안 품목과 관련해선 각 부처가 현장 점검 등을 통해 물가 안정 분위기를 확산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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