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연 1.5%서 1.75%로 0.25%p 올려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6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서 1.75%로 0.25%p 인상을 단행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으로, 지난 2007년 7~8월 이후 약 15년 만에 처음이다.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과 미국발 빅스텝 여파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기존 우려가 컸던 빅스텝은 없었다.
◆ 2개월 연속 금리인상…15년만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올린 1.75%로 인상했다.
앞서 금통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내렸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4월 네 차례에 걸쳐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 1.50%로 끌어올린 바 있다.
이번 금통위는 이창용 신임 한은 총재 취임 이후 처음 주재하는 통화정책방향 관련 회의다. 특히 지난달에는 인사청문회 일정이 늦춰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의장인 총재 자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금통위가 진행됐다.
당시 총재 공백 상황인 점 등을 고려해 동결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거친 물가상승 압력 등 요인으로 금통위원 6명 전원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이 단행됐다.
이달에도 금리 인상이 단행되며 ‘2개월 연속’이라는 이례적 행보를 보이게 됐다. 이런 상황은 결국 최근 심상치 않은 물가 상황과 연결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산 등 영향으로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년 3개월 만에 4%대를 넘어선 데 이어 4월 4.8%까지 치솟으며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일각에선 이달 5%대 상승률마저 점치고 있다.
특히 향후 1년간 물가상승 판단의 척도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달 전월(3.1%)대비 0.2%포인트 오른 3.3%로, 지난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최근 1년간 물가 체감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인식’에서도 3.4%를 기록, 전월(3.2%)보다 0.2%포인트 오르면서 2013년 1월(3.4%)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아울러 이달 초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을 단행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추가 빅스텝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한은 결정의 변수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번 금통위 결정은 시장 예상을 빗나갔다. 당초 시장에선 ‘숨고르기’ 차원에서 금통위의 동결 결정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이 총재의 ‘빅스텝’ 암시 발언 등이 더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편 여전히 코로나19 사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자 부담까지 늘어나게 될 대출자들의 고통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기준금리가 최소 연말까지 두 차례 이상 더 오를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영끌’·‘빚투’족 등의 부담은 갈수록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