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가 위해 BU등급 제작…“가격 3~5배 폭리”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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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창립 70주년 기념주화 세트 (사진=한은 제공) |
[세계로컬타임즈 강흥식 기자] 한국은행이 창립 70주년을 맞아 제작·판매한 ‘2020년 한국의 주화’ 기념 세트에 이물질이 발견되는 등 품질 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념주화 세트는 한국은행이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프르프(Proof)급 동전으로서, 지난 4월 금융기관과 인터넷 등을 통해 접수받아 7만 세트를 개당 3만 원에 판매했다.
프르프 동전은 수집가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하는 고품질의 동전으로서, 일반 동전과 달리 압인과 유통, 제작과정이 다르다. 특별한 가공처리와 품질 검사를 거친 최고 품위의 동전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행된 기념주화 세트는 프루프급에 준하는 BU(Brilliant Uncirculated) 품질이다.
BU등급은 현행주화 보다는 품질이 우수하지만 프루프보다는 다소 품질이 떨어지는 등급이라고 한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국의 기념주화는 국내는 물론 외국의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 제작된 한국은행 창립70주년 기념주화세트는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수집가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당초 한국은행은 제작원가와 포장비용 등 기념주화 세트의 가격을 개당 3만 원에 판매했지만 수집가들은 “개인이 매점매석 하는 등 정작 일반 수집가들은 소장할 기회도 없다”고 볼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게다가 신청자에게 교부한 6월12일 당일부터 3~5배 가까운 10만 원~15만 원에 거래되면서 일부 매점매석한 개인과 수집상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집동호회에서 활동하는 A 씨는 “한국은행의 홍보도 부족하고 우리나라 수집인의 수를 봐서도 수량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기념주회를 소장하고 싶은 일반인은 현재 가격이 너무 올라 구매하기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수집 가치와 투자가치를 고려하면 희귀성도 필요하지만 한국은행의 창립기념주화이니 기념으로 일반인들도 한 개쯤 소장할 수 있도록 재발행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품질에 대해서도 일부 수집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유명 외국인 수집가인 유튜버 B 씨는 “받아보고 너무 실망했다”면서 “수집가들을 위해 고품질로 제작한다면서도 꼼꼼하고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았는지 동전에 이물질과 흠집 등이 발견됐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와 관련해 한 한은 관계자는 “품질과 관련해 프루프로 착각하고 문의를 해오고 있다”면서 “프루프보다는 다소 품질이 떨어지는 BU등급이고. 지난 4월 배포한 보도자료에도 설명이 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7만 개를 발행해 구매 신청을 받았으나, 접수결과 6만여명이 21만 세트를 신청해 추첨식으로 배부했다”며 “매점매석 여부는 다양한 분야에서 신청·접수해 이를 걸러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재발행 여부는 내부적으로 검토는 해보겠지만 아직까지 재발행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한은 70돌 기념주화의 크기와 함량·무게 등은 현재 통용되고 있는 현행 주화와 같으며, 1원·5원·10원·50원·100원·500원 등 6종의 동전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국조폐공사에서 제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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