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컬신문 김수진 기자] 전북 완주군 이서면이 추진하는 '행복채움 나눔냉장고'에 붙은 쪽지 한 장이 SNS를 통해 회자되며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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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주군 이서면 '행복채움 나눔냉장고'에 붙은 쪽지.<사진제공=완주군청> |
"제 형편과 가난을 드러내지 않고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전 노인도 아니고 겉보기에만 멀쩡한 만성질환자라 복지사각지대에 있거든요. 그동안 제가 살아오면서 사람들로부터 받은 메시지는 죽어라 였는데 이 냉장고는 저더러 살아보라고, 버텨보라고 용기를 주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쪽지를 발견한 이서면 직원들은 이 사연을 여러 사람들과 나눴으면 하는 마음에 SNS에 올렸고 삽시간에 퍼지면서 화제가 됐다.
이서면 관계자는 "처음 사연을 읽고 가슴이 찡했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돕고자 설치한 나눔냉장고가 제대로 활용되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감사했다"며 "이 쪽지를 계기로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에 전북혁신도시내 한국전기안전공사 건너편에 설치된 '행복채움 나눔냉장고'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정기적으로 완주지역자활센터 푸드뱅크가 식재료를 제공해 주고 로컬푸드 혁신점에서도 도움을 주고 있지만 그 외 지역민들의 물품도 가득하다.
인근 상가에서 쌀과 떡을 나누기도 하고 주민들이 손수 만든 반찬과 음료, 치약, 칫솔, 화장품 등 생필품도 있다.
냉장고를 통해 받는 이가 자신도 나누고 싶다며 물건을 넣는 경우도 있다.
한 택배기사의 아내는 "남편이 배고플 때마다 냉장고 음식으로 끼니를 때웠다"며 자신의 음식을 나눴다.
한 초등학생은 "삼각김밥 1개만 먹으려 했는데 2개나 먹었다"며 "우유와 참치캔을 넣는다"는 사연을 게시판에 남기기도 했다.
이서면 관계자는 "쪽지 하나하나를 읽다보면 가슴 뭉클할 때가 많다. 우리 이웃들의 정을 느끼는 현장이 바로 나눔냉장고인 것 같다"며 "냉장고의 온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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