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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낙원상가에서 세영악기 이세문 대표가 수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 씨는 1988년 상경해 기타를 수리하기 시작했다. 고장난 기타를 고치거나 픽업, 즉 악기의 진동을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부품을 교체한다.
“형님이 기타공장을 했어요. 공장 일을 도우며 기타를 만들다가 수리를 하게 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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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문 대표가 기타 수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김태원은 음악을 시작할 때부터 자신 만의 소리를 찾기 위해 이씨를 많이 찾는다. 김종서도 부속을 교체하러 그에게 온다.
고맙게도 이들이 또 다른 음악인들에게 이씨를 소개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부산에서 막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가야하는 새 신랑이 기타를 고쳐달라며 서울로 자신을 찾아 온 일이 기억에 남는단다.
기타 수리점마다 '1주 걸린다, 2주 걸린다' 하는데 이 신랑은 기타로 일하는 사람이어서 빨리 고쳐야 해서 급히 낙원상가까지 달려왔다고 한다.
이 사연이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되면서 방송사에서 자꾸 연락이 온다.
포항에 기타과가 있는 대학이 강의도 제의해 왔지만, 바빠서 못했다. 단골손님들이 계속 찾아오니 일요일만 빼고 문을 열어야 한다.
이세문 대표와 마주하고 있는 시간에도 20년 단골이라는 뮤지션, 8년 단골이 기타를 들고 왔다. 한 명이 3대를 맡긴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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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문 대표가 기타 수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뜻밖에도 너무 헐값이다.
“그렇게 욕심은 없어요”
기타 한 대 고치는 데 1만~3만원씩 받는다. 그 돈조차 없는 학생에게는 거저 고쳐주기도 한다. 돈 없어서 외상하겠다는 이는 “잘 쓰세요”하고 그냥 보내기도 했다.
“나야 없으면 없는대로 살면 되니까”
손톱은 다 깨지고, 손가락은 거북 등짝처럼 갈라졌다. 30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손 끝에 남았다.
“제가 특별히 배운 게 없고 이 기술밖에 없는데···. 일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재능을 기부한다는 생각으로하면 어려운 기타리스트들도 도울 수 있고. 이 일을 건강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 할겁니다. 오래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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