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이 돼지를 차량에 태워 물에 빠뜨린 뒤 변화를 살펴보는 실험을 21일 전국 최초로 실시했다. 변사사건의 과학적인 수사에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이번 실험은 해경연구센터, 순천향대가 함께 참여했다.
전북경찰청은 이날 오전 김제시 백구면의 한 담수호에서 인체 피부와 유사한 돼지를 물속에 빠뜨리는 실험을 했다. 수심 5m 깊이의 물속에 빠진 돼지 사체의 부패정도와 이에 착생하는 수중생물·곤충 등의 생장 정도를 CC(폐쇄회로)TV로 관찰해 입수와 사망 시점을 추적하기 위한 것이다.
실험에는 총 4마리의 돼지가 동원됐다. 이 중 1마리는 옷을 입혀 차량과 함께 물속에 빠뜨린 뒤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실제 차량 침수 변사사건 등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또 바로 물속에 빠진 돼지와 차량에 넣은 돼지간의 부패 속도변화, 생물의 착생 시간을 비교하는 실험에 돌입했다.
경찰의 이번 실험을 향후 2개월간 계속해 시체나 증거물에 붙어 생존하는 특정 종의 유전자를 채취, 순천향대의 차세대 유전자분석기술(NGS)로 착생 생물의 생장 패턴을 분석할 계획이다.
실험을 마친 뒤 8월에는 해양경비안전본부 전용부두에서 같은 조건으로 해수 실험을 실시, 담수와의 교차 비교연구를 이어간다.
이날 실험에는 전북대의대 법의학연구실과 국방부, 육해군, 전국다이빙단체협회, 한국수중과학회 전문가 등이 참관했다. 실험결과는 향후 학술지 논문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김재원 전북청장은 “이번 실험은 익사체나 수중 증거물에 대한 최신 수사과학기법 개발의 기초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앞으로 관계기관과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검시의학적 역량을 끌어올려 강력사건에 효율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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