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후원제·의회 사무처 인사권 꼭 필요
올 행정사무감사는 대안까지 제시하도록 노력
지방재정개편 지자체 재정력 하향평준화 우려
▲ 정기열 경기도의회의장이 세계로컬신문와의 인터뷰에서 후반기 경기도의회 운영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세계로컬신문 최원만 기자] 제9대 경기도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정기열 의장이 “따뜻하고 희망찬 멋진 경기도의회를 만들면서 경기행복시대를 열겠다”며 의정활동의 시동을 걸었다.
정 의장은 세계로컬신문와의 인터뷰에서 “자치와 분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방의원보좌관제, 의회사무처 인사 독립권, 지방의원 후원회제도 이 세가지를 꼭 이루겠다”는 의정방향도 밝혔다. 다음은 정 의장과 일문일답.
- 경기도의회 후반기 의장을 맡은 소감?
지난 7월 7일 의장으로 취임 후 7월 15일 임시회에서 처음으로 의장석에 올랐다. 첫 조례 안건을 통과시킬 때 떨리고 설레는 감정, 순간적으로 방망이에 대한 무게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내가 여기서 의사봉을 세 번 두드리면 모든 것이 결정되고 이렇게 결정된 안이 도민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니 그것이 도민에게 좋을 수도 불편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의장으로서의 무거운 책임에 두려움이 느껴졌다.
동시에 무거운 책임을 준 도민과 의원께 희망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평범한 사람 누구든지 저마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면 꿈과 희망을 이룰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고 사람이 사람으로서 존중받는 경기도를 만들겠다.
- 후반기 의정방향에 대해 말해 달라?
‘따뜻하고 희망찬 멋진 경기도의회’를 만들면서 '경기행복시대'를 열겠다.
후반기 의정방향은 자치와 분권, 연정, 경제민주화, 문화예술, 평화 등 5대 시대적 가치로 정했다.
자치와 분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방의원보좌관제, 의회사무처 인사 독립권, 지방의원 후원회제도 이 세가지를 꼭 이루겠다. 또 연정에 대해서는 정치적 책임이 분명한 연정을 하겠다.
경제민주화를 통해서 사회적 약자의 경제 참여확대, 사회적 기업 활성화 방안에 적극지원 하겠으며 도민의 행복지수를 향상시키기 위해 문화예술이 강한 경기도를 만들겠다.
마지막으로 남북교류특별위원회를 상설화 해 경기도를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겠다.
- 올해 정기회와 행정사무감사 등은 어떤 각오로 임할지?
도민을 대신해 2016년 경기도청과 경기도교육청의 정책에 대해 행정사무감사를 실시, 비판과 견제 그리고 대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
도민의 행정사무감사 참여를 위해 도의회 홈페이지 게시판과 서류접수 등 도민의 제보를 접수 받아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행정사무감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2017년 예산에 대해서는 폭넓고 세심한 예산심사를 통해 도민의 문화, 복지, 경제, 일자리 등 생활전반에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전국 최초로 시작한 ‘경기도 연정’에 대한 의장의 견해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했다는 의미에서 경기도 연정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의 신속대응, 생활임금지원조례 시행 등 긍정적인 성과와, 올해 누리과정 예산 처리과정에서 집행부, 교육청과의 갈등으로 사상초유의 준예산 사태 등 부정적인 면도 있었다.
연정 1기의 시행착오를 밑거름으로 공은 더 발전시키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아서 연정 2기를 제대로 안착시켜 보겠다.
연정 1기를 보면서 제일 아쉬운 점을 책임성의 부재라 생각한다.
집행부과 의회의 권한과 책임은 완전히 다릅니다. 집행부는 예산의 편성과 집행의 권한이 의회는 감시와 견제의 기능이 있다.
지난 8대 의회 제가 원내대표를 할 때에는 집행부(김문수 지사)와 서로의 권한을 갖고 타협하고 견제하면서 합의점을 찾았다.
그런데 연정을 하면서 권한과 책임의 소재가 모호해졌다.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과정에 의회가 참여하다 보니 감시와 견제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집행부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서로의 생각, 주장만 고집하고 이러한 이기심 때문에 합의점을 찾지 못해 누리과정, 준예산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가게 됐다.
2기 연정은 달라져야 한다. 책임의 명확성을 위해서는 연정의 주체인 당사자부터 분명해야 한다. 연정은 경기도의회와 경기도 기관끼리 하는 것이 아니라 집행부인 남경필 지사와 경기도의회 내 더불어민주당(박승원 대표)이 연정의 주체가 돼야 한다. 연정을 도입하자고 처음 제의한 사람이 남경필 지사인데 남 지사는 뒤로 한발 빠져있고 경기도의회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연정을 합의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집행의 권한이 없는 새누리당이 어떻게 연정의 주체가 될 수 있겠는가.
경기도의회의 역할은 이런 과정 속에서 누군가 잘못하면 그 책임을 철저히 물을 것이고 연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중재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 정기열 경기도의회의장(왼쪽)과 김정태 세계로컬신문 편집국장이 도의회 접견실에서 경기연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 정부가 지방재정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자체에서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의장은 어떻게 보는지?
정부가 이렇게 쉽게 정책을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 우려가 된다. 새로운 정책의 도입과 시행에는 정책의 고객 즉 수요자의 입장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이해하고 조율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 추진 시 도내 6개시(수원, 용인, 화성, 과천, 성남, 고양시)의 세수감소와 경기도 역시 행자부의 보통교부금이 타시도로 넘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재원을 빼서 다른데 쓰겠다. 이것이 아니라 있던 재원을 다른 곳으로 빼면 어떻게 빈 공간을 또 다른 재원으로 채울까라는 고민도 할 필요가 있다 고 생각한다.
재원마련 대책 없이 중앙정부의 방만한 재정낭비를 지방정부에 떠넘기려는 개편안은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력을 하향평준화 시키는 것으로 재검토 또는 합리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올해 발표된 2015년 세계 행복지수를 보면 1위가 덴마크, 2위가 스위스, 3위가 아이슬란드, 4위가 노르웨이, 5위가 핀란드이다.
상위 5개 나라의 인구(덴마크 558만명, 스위스 806만명, 아이슬란드 33만명, 노르웨이 500만명, 필란드 560만명)는 1000만이 넘지 않는 평균 490만명 인구의 국가다. 큰 중앙정부의 정치가 아닌 작은 정부가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있다.
경기도 인구는 1300만명, 국가적으로는 5000만명이다. 이젠 우리도 중앙정부 체제의 지방자치시대를 종식하고 지방자치와 분권확립을 강화해 작은 지방정부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무슨 일이 일어나면 중앙이건 지방이건 다 대통령만 바라본다. 사실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지방자치와 분권을 강화하고 그 지방의 특성에 따라 문화예술이 발전하고 그것들이 어우러졌을 때 아름다운 대한민국이 완성될 것이다.
자치와 분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방의원들의 역량이 강화돼야 하고 의원들 역량이 강화되려면 의원보좌관제, 의회사무처 인사권 독립, 지방의원 후원회제가 이뤄져야 한다.
책임감 있는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의원님들의 의정활동 기반을 마련하겠다. 앞으로 국회, 전국시도의장협의회와 긴밀히 협조해 지방정부시대를 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 지방의원 보좌관제 도입에 대해서는 그간 부정적인 평가도 많았는데.
지방자치 시행 25년이 지난 현재 경기도의회는 예산 33조억원을 심의하고, 조례 입법은 연 800건 정도다. 또 지역민원도 늘고 도민들이 요구하는 서비스 수준도 높아졌는데 의원 혼자서 조례 발의와 지역관리 등 의정활동을 감당하기 힘들다.
지방의원 대부분이 선출직이기 때문에 비전문이고 개인의 지식 편차도 심해 유급보좌관제는 꼭 필요한 제도라 생각한다.
의원 1인 1보좌관제(공무원 6~7급 수준)를 도입하면 청년일자리 창출과 연계해 젊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고 전국적으로도 고급인력이 의정활동 참여하면 지방자치 발전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 정기열 경기도의회의장(오른쪽)이 지난 8월 17일 이천 장애인종합훈련원을 방문해 ‘2016 리우 패럴림픽’에 참가할 장애인국가대표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
- 3선 도의장이지만 아직 젊은데 다음 지방선거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보도를 접했다. 앞으로 정치행보는 어떻게 이어갈지?
저는 제9대 후반기 의장으로서 임기를 완벽히 마치도록 하겠다. 다음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목표가 있으면 제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중앙당의 눈치를 보게 되고 제 선거에만 신경 쓰게 된다. 모든 권력을 내려놓고 잠시 일상으로 돌아가 도민들과 소통하고 배우겠다.
또 지금의 의원님들이 다음 지방선거에 재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10대 도의회는 9대 의회보다 더 나은, 더 멋진 의회가 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도록 힘쓰겠다.
-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제가 늘 가슴에 품고 있는 말이 있다.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