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자영업자들이 모여 카드수수료 인하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사진=김영식 기자)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금융당국의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이 다음주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자영업자들이 중심이 된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 철폐 자영업 1차 총궐기대회’가 열렸다.
한국마트협회 등 20여 개 단체 중소자영업자들이 모인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 철폐 전국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은 13일 오후 1시30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수수료 인하를 위한 적극적 실력행사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김성민 투쟁본부 상임대표는 “김장철을 맞아 요즘 배추 한 포기에 3,000원으로 팔고 나면 100원 남는다”며 “이마저도 카드수수료로 70원 뜯겨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도 자영업자 주머니는 항상 비어 있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영세 가맹점주들은 대기업 가맹점 대비 3배 이상의 높은 카드수수료를 지불하면서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다”면서 “수수료 차별금지 조항이 버젓이 존재함에도 금융위원회는 이를 철저히 외면해왔다. 금융위원회가 해체돼야 하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투쟁본부는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하 반대에 대해 지난해만 6조700억 원에 달하는 이들의 마케팅 비용만 줄여도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틔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쟁본부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연구소 등의 자료를 토대로 지난 2011년 이후 매해 평균 2조 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발표된 금감원의 ‘전업 카드사 2018년 상반기 실적’에서 카드사들의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9% 오른 273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결산기준 6조7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카드사들의 전체 카드수수료 수입인 11조7,000억 원 대비 절반을 넘는 수치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이 막대한 증가추세를 보임에도 당기순이익이 2조 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수수료 인하 여력이 없다는 카드사 논리는 허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국내 카드가맹점 간 수수료 차별을 문제 삼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이날 집회에서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위해 정치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사진=김영식 기자) |
연매출 기준으로 5억 원 초과 자영업 가맹점에 대해서는 지난 7월 말 상한이 2.5%이던 것을 2.3%로 인하한 반면, 대기업 계열 가맹점은 최저 0.7%, 평균 1.38% 수준으로 수수료율 차별이 심각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요율 차별로 자영업 가맹점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1%대 요율 인하를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그간 정부의 카드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배제돼 정작 중요한 자신들의 목소리가 빠졌다며 요율 조정 테이블에 나설 수 있는 협상권의 제도화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이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겸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일부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카드수수료 관련 을(乙)들 간 싸움이란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어제부터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농성에 들어간 카드노조와 투쟁본부 간 협상을 주선해 성과를 봤다. 역대 최고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도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투쟁본부는 ‘선진국 대비 과도한 체크카드 수수료율’과 ‘카드수수료 인하시 긍정적 고용효과 창출’ 등을 주장했다.
이날 투쟁본부 집회에서 양대노총을 비롯해 경실련 등 시민단체도 연대 의사를 밝힌 가운데, 자영업자 단체 대표들의 삭발식과 배추 던지기 등을 통해 카드수수료 인하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 김성민 투쟁본부 상임대표는 "자영업자들은 300원짜리 배추 1포기를 100원에 남기고 이마저도 70원을 카드수수료에 빼앗기고 있다"고 주장했다.(사진=김영식 기자) |
한편, 지난 2012년 여신금융전문법 개정에 따라 결제 등에 적용되는 카드수수료율 적정원가는 3년마다 조정되고 있다.
조정 3년째인 올해 금융당국은 현재 0.23~0.25%p 수준 내리는 카드수수료율 적정원가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내주 중 이런 내용을 종합한 카드수수료 개편 방안이 나올 전망이다.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