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 단속 없이 민원 의존 구조 드러나
[세계로컬타임즈] 구리시 구리역 일대와 교문사거리 주변이 각종 아파트 분양 홍보물로 뒤덮이고 있다. 대로변과 교차로 인근 건물 외벽에는 대형 벽면 광고물이 걸려 있고, 보행로와 차로 주변에는 입간판이 장기간 설치돼 있다.
문제는 상당수가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옥외광고물이라는 점이다. 공공·민간을 가리지 않고 위법 소지가 있는 광고물이 도심 한복판에 노출돼 있지만, 관리·감독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주택사업 홍보관마저 무허가 광고물을 설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교차로 인근에 자리 잡은 공공임대주택 홍보관 외벽에 대형 광고물이 부착돼 있으나, 관할 지자체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공이 앞장서 법을 어긴 셈이어서 “누가 시민에게 준법을 요구할 수 있느냐”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현장을 찾은 결과, 문제의 홍보관은 차량 통행량이 많은 교차로와 대로변에 인접해 있었다. 외벽 전체를 활용한 대형 벽면 광고물과 분양 문구가 담긴 입간판이 설치돼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에 직접적으로 노출됐다. 분양 일정이 상당 기간 지났음에도 광고물은 철거되지 않은 채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구리시청 관계자는 “해당 홍보관의 외벽 광고물은 구리시로부터 허가를 받은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옥외광고물 관련 법령을 정면으로 위반한 사례다. 문제는 이러한 사례가 특정 사업장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문사거리 일대 민간 견본주택과 구리역 주변에서도 유사한 불법 광고물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
현재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은 광고물의 설치 주체가 공공이든 민간이든 관계없이, 광고물 종류에 따라 허가 또는 신고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도로변과 교차로 인접 지역은 교통안전과 도시경관 보호를 이유로 관리 기준이 더욱 엄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임대주택 홍보관 외벽에 무허가 대형 광고물이 설치돼 장기간 방치된 것은 제도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지역사회에서는 “공공기관이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민간의 불법을 단속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구리시는 일부 민간 견본주택 광고물에 대해 지난해 12월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교문사거리 일대 2곳에 대해 각각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그러나 단속 방식은 정기 점검이 아닌 민원 접수 시 조치에 한정돼 있다.
시 관계자는 “정기적인 단속은 하지 않고, 민원이 들어오면 현장을 확인해 조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옥외광고물 관리가 구조적으로 ‘사후 민원 의존형’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불법 여부가 명확함에도 민원이 없으면 방치되는 현실에서, 행정의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현장에서는 이미 분양이 종료된 사업장 인근에서도 대형 외벽 광고물이 철거되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된 사례가 확인된다. 이에 대해 구리시 관계자는 “영업을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할 대상이 없어 난감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옥외광고물 법령상 책임 주체는 표시자뿐 아니라 설치자, 건물 소유자와 관리자까지 폭넓게 규정돼 있다. 영업 중단을 이유로 불법 광고물 방치를 정당화할 수 있느냐는 반문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행정이 의지만 있다면 시정명령이나 철거 조치가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건물 외벽에만 그치지 않는다. 교문사거리와 구리역 일대에서는 불법 전면 랩핑 차량 광고가 장기간 운행되며 시민의 시야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교통량이 많은 도심 교차로 특성상, 이러한 차량 랩핑 광고는 사실상 이동형 옥외광고물로 기능하며 교통안전과 도시 미관을 동시에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 나아가 일부 분양 광고는 구리시 관내 사업이 아닌, 남양주시 등 인접 지역 분양사업 홍보물까지 구리 도심에 집중 노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역에서는 “구리시가 분양 홍보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위법 소지 광고물에 대한 행정 관리는 공백 상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울러 도심 경관과 시민 안전은 행정의 기본 책무다. 공공과 민간을 막론하고 불법 광고물이 방치되는 현 상황에 대해, 구리시가 보다 적극적인 정비 계획과 상시 단속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단순 과태료 부과를 넘어, 사전 관리와 철거 중심의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세계로컬타임즈 / 김병민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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