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권수
작은 새
시인 박권수
어느 산 중턱, 둥지 떨어진 작은 새 한 마리를 보고 그가
허둥거린다. 그냥 발길 적은 곳으로 밀어주면 될 터인데 분
주하게 새 주위를 돌면서 입으로 호호 불다가 안쪽으로 들
어가라고 손발 짓을 하다가 사람 손 냄새 배지 말라고 등산
용 컵으로 밀쳐보기도 하다가 어딘가 어미 새 있을지 모른
다고 한참을 주변을 돌아보기도 하다가 결국 한참을 쪼그
리고 앉아 뒤뚱거리며 숲으로 기어가는 새에게 햇살을 가
려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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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박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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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약력 1964년 충북 옥천 출생. 계간 《시현실》 2010년 신인상 등단. 시집 『엉겅퀴마을』(2016),『적당하다는 말 그만큼의 거리』(2020). 현재 나라정신과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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