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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김제지평선축제 행사모습. (사진=세계로컬 타임즈 DB) |
[세계로컬타임즈 조주연 기자] 대한민국 농경 문화 컨텐츠를 관광 자원으로 기획, 지난 20년간 치러진 김제 지평선축제가 변곡점의 기로에 섰다.
김제지평선축제는 매년 수십만명의 관광객을 지역으로 유입, 정부로부터 성과를 인정받아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라는 영예를 안았다. 이어 내년부턴 글로벌 축제 반열에 놓일 예정인 가운데 새로운 변화와 기획이 절실한 시점에 와 있다.
10년 넘게 축제를 진두지휘해 온 이건식 전 김제시장의 지휘봉을 건네 받은 박준배 김제시장이 어떤 모습으로 축제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 지역민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기존 5일에서 10일로 늘어난 축제 기간에 맞는 기획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고, 대한민국 대표축제를 넘어 글로벌 축제의 위상에 걸맞는 세계적 콘텐츠 기획도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런 외적인 면에 걸맞지 않게 시큰둥한 지역 여론이 적지 않다.
먼저, 매년 시민의 혈세 수십억원을 쏟아부어 축제를 치르고 있지만, 좀처럼 축제 효과(?)를 느끼지 못한다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볼멘소리다. 축제가 열리는 5일의 기간 동안만 외부 관광객을 지역으로 유입, 그마저도 축제 주무대인 벽골제 행사장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지역 상인들은 수년째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상인들은 "축제 기간에는 시내가 한산함을 넘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라며 하소연 한다. 그들 입장에서는 외부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축제 대목은 고사하고 지역민들조차 축제장에 몰리면서 벽골제 위주로 쏠리는 축제기획이 달갑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김제시의회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의 '체류형 관광지'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김제시는 이렇다할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광객들 대부분이 당일치기 일정에 그치고 1박을 하더라도 지역을 벗어나 숙박을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도 김제시 입장에서는 풀어야 할 숙제다.
올해의 경우 축제 출연진으로 이름을 올린 모 유명 쉐프와 축제장에서 진행된 버스킹 공연 일부 출연자들 또한 서울에서 내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인근 도시 전주에서 숙박을 해결, 축제 스케줄을 소화하는 모습은 씁쓸한 단면을 보여 준 예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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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평선축제 대표 프로그램 '판타지 쇼' 모습. (사진=세계로컬타임즈 DB) |
사실상, 체류형 문제는 콘텐츠에 달렸다고 해도 무방하다. 365일 누구든지 찾고 싶은 관광지가 되기 위해 김제시만이 가지고 있고 독창성과 머물고 싶은 그들의 욕구를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다.
김제시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축제에 '야행' 프로그램을 신설, 숙박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축제 재단 설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는 타 축제와 다르게 회원 660명의 매머드급 제전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축제 컨트롤 타워는 제전위원회보다 김제시 문화홍보축제실 축제팀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렇다 보니 실제 지휘봉은 당연히 축제제전위원장보다 김제시장이 쥐고 있다.
축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최영기(전주대학교) 교수는 지난 14일 제전위원회원들에게 '축제 재단 필요성'을 주장했다.
최 교수는 "관 주도 방식에서는 기업체 후원이 어렵고, 공무원의 적극적 관여에 한계가 있다"며 "축제 전문 인력 확충으로 지속 가능한 축제 업무 수행과 축제 운영 및 관리 체계의 정교화, 축제 노하우 축적, 수익사업을 통한 재정 확보 가능, 직영체계를 통한 운영 예산을 절감 등 재단 설립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축제의 전문성 있는 기획과 지자체 예산 의존에서 독립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김제 지평선축제는 ‘2018년 전라북도 시군 대표축제’ 심사 결과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글로벌 등급으로 선정돼 명실상부 전북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사진은 블랙이글스의 지평선축제 축하비행 모습. (사진=김제시 제공) |
박 시장 입장에서도 그 동안 축제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았다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다른 축제에 없는 '읍·면·동 특색 있는 음식'을 기존 여성 지도자들에게 주문했다"며 기존 먹거리 코너의 차별화를 예고한 데 이어, "지역 농·특산물의 세계화를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스무해를 넘긴 김제 지평선축제가 지역 상인들과의 상생방안 마련과 체류형 관광지로의 변모를 어떻게 추진해 나갈지 지켜볼 대목이다.
또한 앞으로 열흘동안 치러지는 축제기간 동안 얼마나 독창적인 기획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추후 글로벌 축제로의 성공과 실패가 점쳐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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