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차영미
공의 바다
차영미
햇빛을 먹어야지, 바람이 구부러지는 아침
누군가에게는 피난이었고
누군가에게 광기였을지도 모를
나에게서 듣는 나의 냄새
구겨진 생각들이 달려가고
도로는 파편으로 가득하다
밀물과 썰물 속에서 어제는 붉은 구두를 건져내기도 하고
추적자처럼 찍어내는 녹슨 핏자국과
비린내로 흔들리는 멈춤 버튼 속에
고도를 따라가는 맨발에게
질문을 던져주었다
소멸하던 태풍은 북쪽으로 이동 중이고
우리는 방에 앉아 쏟아지는 바다를
서로에게 던져주었다.
 |
| ▲2009년 <서정문학> 시부문 신인상 ·2015년 <시와세계> 등단 ·서정문학 편집장 ·도서출판 서정문학 대표 ·시집 <괄호를 묻는 새벽> |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