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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죠셉 한국농업마케팅연구소 대표. |
최근 귀농귀촌이 사회적 ‘화두’다. 평생직장과 정년퇴직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자리에는 반퇴(半退)시대, 조퇴(早退)시대라는 신조어가 대신하고 있다. 2014년 기준 귀농귀촌 가구가 4만4586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러한 현상은 1955~1963년까지 9년 동안 태어난 베이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와 맞물려 시대적 트랜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1960·1970년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급속한 탈농·이촌 현상이 나타났다가 도시 집중으로 인한 부작용과 함께 회귀본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덕분에 농촌의 고령화와 저출산 기조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가던 농촌사회는 다문화 사회현상과 함께 지금은 도시민들의 ‘제2의 인생’ 보금자리 준비로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이에 발맞춰 지방자치단체의 치열한 유치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대한민국 귀농귀촌 1번지’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전북 진안군을 비롯해 ‘귀농 메카’를 외치는 전국의 지자체들이 귀농창업교육부터 컨설팅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펼치며 도시 직장인, 자영업자, 은퇴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귀농귀촌 붐은 농촌에는 기회인 반면 양날의 칼처럼 위협적인 요인이 돼 부작용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특히 제대로 정착하지 못해 다시 도시로 떠나면서 동네 주민과 행정기관 탓을 해대며 인터넷에 남긴 글로 인해 서로 상처를 주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는 중이다. 더구나 토지구입, 농가주택 취득, 귀농 창업자금 등 민감한 사안으로 깊이 접근할수록 많은 왜곡 사례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소득작목 선정과정에서 제대로 된 정보가 부족한 나머지 묘목업자들의 ‘대박’ 유혹에 약용작물이나 과수나무를 심었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현상은 예전과 달리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는 귀농인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아직도 많은 귀농이 정착과정에서 경제적인 문제와 생활불편, 지역민과의 갈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귀농을 결심하고 정착하는 과정까지 단계적으로 발품을 팔면서 철저히 준비한다면 바람직한 형태의 귀농귀촌 성공 확률을 대폭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농촌현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귀농귀촌 환상을 불어넣는 이론교육이다. 이런 교육은 실제 귀농귀촌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또 소득작목 선정에 대한 검토도 없이 특정 작목 재배기술을 배우려는 귀농인들이 있는데 이는 까딱하면 심각한 시간낭비가 될 수 있다. 물론 기초적인 작물의 생리, 토양분석, 농기계 작동법, 퇴비 만들기 등 작목재배에 필수적인 공통 실습과정 교육은 꼭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득작목 선정에 대한 검토는 선행돼야 하는 과정으로 이를 충분히 살펴본 후 작목별 영농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꼭 권장하고 싶다.
현재 귀농인에게 꼭 필요한 지원정책이나 제도, 창업자금 준비, 토지구입, 농가주택 입주 등 최신 정보와 지식은 사전 귀농귀촌 교육과 담당기관과의 상담 그리고 현지 방문을 통해 어느 정도 준비가 가능하다. 그러나 귀농귀촌 사업모델이나 작목선정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보다 폭넓은 정보와 깊이 있는 전문지식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프로세스를 교육하는 귀농귀촌 기관도 전무하며 소득작목을 포함한 농업 사업모델 전반에 대해 통찰력을 갖춘 전문가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소득작목을 선정하는 전략을 농산물 시장 분석과 현장에서의 경험적 사례 등에 대해 꼭 전문가와 상담, 숙지해 제대로 된 작목을 선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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