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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화 국제탑어학원 대표(세계일보조사위 서울시 재무차장) |
국내 실업자가 사상 처음 100만명을 넘어섰고 청년층 실업률 또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세계은행(WB)이 2017년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2.7%로 낮춰 발표(현지시각 10일)했다. “글로벌 교역의 정체와 미약한 투자, 높아진 정책 불확실성이 경제 활동을 위축시켜 전반적으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선거 승리와 영국의 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전 세계에 보호무역주의가 부상함에 따라 세계경제 성장은 둔화할 것으로 하향 조정 발표를 했다. 여기에 국내는 국정농단의 혼란사태에 조류인플루엔자(AI) 살처분 사태까지 대내외적으로 국민적 불안심리가 끝을 알 수 없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시점이다. 특히 요즘 같은 국내 정치·경제의 불확실성은 대외 신임도까지 동반 하락시키면서 외교정책에까지 영향을 끼쳐 해외 직접투자(Foreign overseas direct investment)를 하고 있는 기업인들에게는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필자 또한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법인을 섭립해 몇 년째 기업을 운영 중에 있다. 지난해 도넛호앙 베트남투자청장의 발표를 보면 “베트남 현지 투자를 신고한 한국 기업이 5593곳을 넘어 6000곳에 육박한다”며 “한국기업의 대(對) 베트남 누적투자금액은 500억달러 (약 58조 3500억원)를 넘어섰다”고 한다. 또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베트남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고 기업이 고용한 베트남인도 70만명이 넘는다”고 했다. 베트남은 35세 이하가 인구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에 이은 세계적인 생산기지로써 세계경제의 경기침체 장기화 속에서도 6%대, 경제성장률의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전년도 외국인 직접투자(FDI) 누계는 8000만달러 (약323조원)로 그중 누적기준으로 가장 많이 투자한 나라도 한국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현지에서 대(對)베트남 기업경영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신규사업의 허가 및 승인 비자발급에 있어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니 사업의 다각화를 진행시키는 과정은 지연되고 자연히 매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지에서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실무진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더욱 낮다. 지난해 9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베트남 진출기업들의 비즈니스 애로사항을 건의하기 위해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외교부 이태호 경제외교조정관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했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베트남 진출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베트남의 노동과 투자 관련 법률 변동의 예측 불확실성 등 제도 운용상의 어려운 점과 불명확한 통관 행정절차 등의 각자가 처한 애로사항들을 전달했었다. 건의된 사항들은 외교부에서 검토한 후 한-베트남 경제공동위원회에서 베트남 정부에 전달되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지금 베트남 정부는 되려 관광비자로 입국해 업무를 보는 외국인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적발되면 벌금에 강제추방까지 내리고 일정기간 재입국을 금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사업에 차질을 빚는 건 당연하고 베트남 현지투자의 최대국으로서의 입지가 무색할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 강력한 국가차원의 외교정책이 뒷받침 되어주지는 못할망정 ‘최순실게이트’ 국정 농단으로 해외토픽을 장식하다니 해외진출 기업의 한 사업자로서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인적향상의 목표를 둔 교육사업을 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작금의 국내 사태의 데미지가 너무나 커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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