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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준태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
코로나 사태로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삶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의 엄중한 사태로 말미암아 필자의 친척 자녀는 부모조차 참석하지 못한 채 이른바 ‘온라인 결혼식’을 치렀으며, 온가족들이 유튜브를 통해서만 시청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인의 저력은 어려운 시기에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다. 1990년대 말 구제금융 사태를 겪을 때 온 국민이 금모으기 운동에 참여하는 등 경제적 환란을 조기에 극복했던 적이 있다.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한 외국인은 필자에게 한국인의 그런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평을 한 바 있다.
2002년 서울시청 앞에서 펼쳐진 월드컵 응원전에서 보여준 성숙한 시민들의 질서유지 모습은, 축구장 홀리건 난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던 유럽인들의 눈에는 너무나 신기해보였다고 한다.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을 만들고, 우수한 자동차를 수출하는 등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이라는 위상은 한국의 높아진 국력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자부심과 희망을 갖게 하는 긍정적 단서가 될 것 같다.
그런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가입국 중에서 최고(하루 평균 37.5명)의 자살률(2위는 일본), 교통사고보행 사망자비율 최고, 산업재해 사망률, 암사망률, 성인남성 흡연율 등 무려 50여 항목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수치를 접하고 있다.
높아진 경제적 위상과 비교할 때 이러한 지표는 우리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선진 각국에서의 치안과 안전문제는 경제, 환경문제 다음으로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최근에 필자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강의실 복도에서 화재발생 비상벨이 울렸다. 안전문제를 다루는 강의였던 터라 모든 학생들을 강의실 밖으로 대피토록 유도했다. 그런데 다른 강의실에서는 아무도 대피하지 않았다. 유독 외국인 영어강사 1명만이 자신의 수강생들을 대피시키고 건물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을 목격했다. 다행히 얼마 후 시간이 지나 특별한 사고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캐나다의 한 대학 구내에 주차한 차량의 바퀴가 굴러가지 않도록 미끄럼방지 장비를 한 차량의 모습을 참고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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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안전을 실천하는 국외사례와 우리 일상은 지금까지도 크게 대비되는 실정이다. ⓒ 임준태 교수. |
스마트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심지어 수많은 승객들로 붐비는 경사가 높은 환승역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동영상을 시청하는 한국 시민들의 모습은 너무나 일상적이다.
우리는 ‘세월호 침몰사고’라는 국가적 재난을 경험하면서 안전에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진실규명에 그토록 매달리면서도 정작 일상의 안전문제에 관해서는 너무나 무감각하다.
포스트 코로나! 안전과 치안문제를 이제 작은 일상에서부터 지키고 생활화해야할 때다.
*본 칼럼은 외부 필진에 의해 작성됐으며, 게재된 칼럼 내용은 본사의 편집 방침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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