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제시가 새로운 디자인으로 계획한 김제사랑상품권 모습. |
[세계로컬타임즈 조주연 기자] 전북 김제시는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방지와 상권 보호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실시한다며 제정했던 '김제사랑상품권 관리 및 운영조례 전부 개정안(이하 상품권 조례안)’. 10년이 지난 현재, 전면 손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졸속 추진 논란이 일고 있다.
김제시가 당초 상품권 안에 담으려던 도안 계획에 지적이 나오고, 시민의견은 뒷전으로 한 도안 여론수렴, 지역화폐 활용 가능성이 높은 업종별 통계조차 답변 못하는 관련 부서 수장이 김제시의회에서 강한 질타를 받았다.
김제시는 지난 3일 '상품권 조례 전부 개정안’을 김제시의회에 보고했다.
김제시 보고 자료에 따르면 상품권에 ‘단야루’ 와 ‘쌍룡’이 등장한다. 더욱이 상품권 뒷면에는 위조방지장치로 쌍룡을 무색형광으로 디자인해 시의원들의 뭇매를 맞았다. 최근 지역 내 떠돌고 있는 ‘용’과 관련된 논란을 염두로 한 지적이다.
김복남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수변공원 용(조형물) 때문에 (일부) 기독교계에서 많이 떠들고 있지 않냐?" 며 "벽골제나 수변공원, 상품권까지도 모두 용이 등장한다. (시 지정)현수막 광고물(설치대) 양쪽에도 용이 그려져 있나? 김제가 온통 용의 천국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용을 (상품권에) 왜 또 넣는지 모르겠지만 심사숙고하고 딴소리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 |
| ▲새로운 김제사랑 상품권의 위조방지장치 계획안, 용 두마리가 야광으로 빛나고 있다. |
김주택 의원은 "지역 최고 상징이 될 수 있는 벽골제와 연관될 수 있는 상징이 상품권 모델로 디자인 돼야 한다”고 말했다.
상품권 디자인에 지역 중요인물을 도안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오상민 의원은 "벽골제를 위한 상품권이냐”고 지적한 후 석정 이정직 선생 등을 언급하며 “실제 화폐의 경우 세종대왕 등 중요 인물을 많이 넣어 화폐로의 무게감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제시 관계자는 "(다른 지역) 상품권 디자인들은 지역 문화유적들을 사용하고 있다"며 "인물은 일반 화폐와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오 의원은 "혼란을 준다는 핑계는 말도 안되는 어불성설" 이라며 "(인물 디자인) 검토하는 것이 좋다"며 김제시 관계자에 요구했다.
본지 확인 결과, 대부분 지역 화폐들이 단순 디자인과 지역 명소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인물 디자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진천군에서는 김유신 장군을, 과천시는 추사 김정희 초상화를 지역화폐 도안 인물로 선정해 발행했다.
새로운 상품권 디자인 여론 수렴 과정에서 김제시가 시민들의 의견 없이 시청 공무원만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도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오상민 의원은 "시민을 대상으로 디자인 여론조사를 했으면 더 좋을 것"이라며 "늦더라도 시민이 원하는 내용을 상품권에 담아야 한다" 목소리를 높였다.
김제시의 지역화폐 졸속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관련 조례를 제정한지 10년이 넘었지만, 가맹유치 가능 업소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시의원의 질문에 머뭇거리는가 하면 ‘활성화 대책’에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있다.
김주택 의원은 이 날 간담회에서 "지역 요식업, 이·미용실이 몇 개나 되는지 알고 있나?”라고 김제시 관계자에 물었지만, 관계자는 머뭇거릴 뿐,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한채 "추후 자료로 제출하겠다"고 넘겼다. 요식업과 이미용업의 합계 1,050개는 김 의원이 스스로 밝혔다.
김 의원의 질문 요지는 상품권이 대중적이고 어렵지 않게 활용될 수 있는 업종을 요식업과 이·미용업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김제시 관계자가 파악하고 있는지 여부를 물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정된지 10년이 넘는 상품권 활용방안에 대해 김제시 경제관련 부서 책임자가 얼마나 고민했으며, 사용할 수 있는 업종을 발굴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관계자는 "가맹점 확충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보고한 활성화 시책들이 도와줘야 자영업자들도 가맹점에 가입하는데 적극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권이 쉽게 활용될 가능 업소 숫자조차 답변하지 못한 김제시 경제부처 관계자가 의회 탓만 돌리는 듯한 모습이다.
간담회 이후 취재가 시작되자, 김제시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조례계획안을) 언론에 공개할 수는 없다"며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보였다. 시의회 간담회에서 자신들이 이미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할 수 없다"는 황당하고 무책임한 답변이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면 김제시가 추진하는 어떤 계획및 사업 등도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결정) 않는다면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확대 해석할 수 있다. 그저 김제시가 펼치는 밀폐시정의 한 단면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방지와 상권 보호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다며 김제시가 제정한 김제사랑 상품권. 10년만에 조례를 전부 손질하면서 디자인 논란과 시민 의견은 뒷전으로 한 도안 여론수렴, 업종 통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관계부서 수장,
박준배 김제시장이 소리높여 외치고 있는 지역경제 도약은 어디쯤 가고 있는지 묻고 싶은 상황이다.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