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리지 시장 불투명 등 성공 가능성 비관적
해외법인 수익증가·자기자본 확대시 도달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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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영업이익 1조원 달성 공언으로 어떤 증권사가 첫 영업이익 1조원의 벽을 깰 것인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 '빅2'로 손꼽히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을 첫손에 꼽으면서도 단시간 내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사진=세계로컬타임즈 DB) |
[세계로컬타임즈 이효선 기자] 최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가운데 증권업계의 신기원인 영업이익 1조원의 주인공이 어디일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시대의 포부를 밝힌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3곳이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향후 5년 안에 1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으로, 사실상 올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 클럽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을 목표로 세웠고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상태다. 브로커리지 수익을 비롯해 IB(투자은행)와 WM(자산관리)을 강화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가 각각 6,000억~7,000억원 수준의 연간 영업이익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 IB와 WM 분야의 성장에도 불구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1조 클럽 가입은 어렵다는 것.
다만 미래에셋대우가 해외법인에 대한 자기자본수익률(ROE)을 10%대로 끌어올리고, 한국투자증권이 자기자본을 대폭 늘릴 경우 IB와 WM 분야의 성장세를 발판으로 1조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해 ‘세전이익 1조원’이라는 목표를 야심차게 내세웠으나 하반기 국내 증시 침체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3분기까지 세전이익(법인세차감전 순이익)이 전년 대비 3.1% 증가한 5,418억원이었다. 4분기 세전이익 예상치 약 300억원을 더해도 영업이익은 5,740억원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도전은 올해로 넘어왔지만 증권가에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IB(투자은행)와 WM(자산관리)에서 지난해보다 높은 수익을 올린다 하더라도 7,000억원대 후반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처음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지난 7일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와 3년 안에 당기순이익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한 것.
증권가에선 한국투자증권 역시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은 역부족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세전이익이 7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려면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40% 이상 증가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 브로커리지 수익 약화가 예상되는 만큼 현실적인 순이익 예상치는 7000억원 수준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국투자증권은 금감원의 단기금융업 영업정지 처분이라는 변수도 안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발행어음으로 6조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인데 단기금융업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경우 발행어음 사업 차질은 물론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해 한국투자증권의 수탁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수준까지 오르고,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에서 기대치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경우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두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에 대한 과제로 미래에셋대우는 해외법인 ROE 증가, 한국투자증권은 자기 자본 확충을 들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8조2000억원 중 2조7000억원을 해외시장에 투입했다”며 “해외법인의 ROE가 3% 수준인데 이를 10%까지 늘리지 못할 경우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은 불가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은 4조4000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미래에셋대우의 절반 수준”이라며 “자기자본을 끌어올려야 1조 클럽 가입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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