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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복되는 열차 사고에 코레일을 향한 시민 불신은 극도로 높아져가고 있다.(사진=코레일 홈페이지 갈무리)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는 최근 잇단 사고로 ‘도 넘은’ 안전불감증 인식을 드러내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3주 간 총 10건에 달하는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사고가 날 때마다 ‘반짝’ 사과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 땜질 처방으로 일관한 코레일의 안일한 행태에 정부가 뒤늦게 사과했지만 근본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낙연 안전대책 마련 주문 사흘 만에 ‘더 큰’ 사고 발생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이 운영 중인 KTX 열차가 지난 8일 오전 선로를 이탈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도 저속 운행 중이었던 덕분에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만약 최고속도 구간에서 동일한 사고가 발생했다면 자칫 대형 참사로 귀결될 가능성이 큰 사고였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고로 탑승객 14명이 부상을 당해 인근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뒤 열차를 대기 중이던 승객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실제 선로를 이탈한 KTX 열차가 전신주를 들이받으며 상당 기간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문제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우왕좌왕’하는 코레일의 안일한 태도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고의 경우 심지어 초기 원인 파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8일 사고 직후 열차의 선로 이탈 원인을 ‘기온 급강하’로 밝혔다가 전문가들은 물론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철도 비전문가 출신이란 ‘낙하산 인사 의혹’을 받는 오 사장의 전문성 결핍을 질타하는 지적이다.
현재 이번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선로 전환기의 오작동으로, 해당 기기는 최소 영하 40도까지 내구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열차가 탈선한 강릉지역 최저기온은 영하 10도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당장 여론의 시선은 따갑다. SNS를 중심으로 오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물론, 코레일 조직 전체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글들이 폭주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성난 민심은 최근 보여온 코레일의 잇단 사고와 대국민 사과, 지엽적 대책 발표 순으로 이어지는 판박이 행보에 대한 분노감의 표출로 보인다.
실제 코레일은 지난달 발생한 사고로 대국민 사과를 한지 불과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당시 사고 책임을 물어 관련자 4명을 보직 해임하는 한편, ‘비상안전경영’을 선포하고 국민에 사과했다.
오영식 사장 ‘기온 급강하’ 발언…국민 신뢰 추락 ‘자초’
이후 지난 4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코레일 본사를 찾아 “국민 불신 불식을 위해 철도안전 관련 개선안을 준비하라”고 주문한지 불과 3일 만에 이번 탈선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이 같은 총리 지시는 지난달 22일 도시철도 분당선에서, 지난달 23일 무궁화호 열차에서 각각 기기 오작동으로 승객 발길을 1시간 이상 묶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심지어 지난달 28일에는 광주 호남선에서 새마을호 열차에 인부가 치여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코레일 운영 열차 사고는 지난 3주 간 총 10건의 안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틀에 한 번씩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홍철호(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 5년 7개월 간 코레일 사고는 총 661건이 발생했다. 열차 고장 사례는 2016년 106건, 지난해 118건을 기록,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올해 7월까지 무려 51건에 달하는 열차 고장 사고가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상대적으로 과거 사고들의 경우 지연 운행 등 단순사고가 주(主)를 이뤘으나 지난달부터 탈선‧충돌 등 인명에 직접적으로 관계된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코레일의 이처럼 ‘도 넘은’ 안전불감증 문제를 이제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열차 사고 현장을 방문해 “반복된 사고에 더 이상 좌시하기 어렵다”며 “변명의 말은 필요 없으며, 사고 원인 결과에 따라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해 오 사장을 직접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남겼다.
현재 국토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번 KTX 열차 탈선 사고의 원인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얼빠진’ 코레일의 나태한 행보에 국민 신뢰는 추락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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