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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병(사진)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노조 반발과 채용비리 의혹 재판 등 잇단 악재에 맞닥뜨린 상태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금융위원회가 최근 신한금융그룹의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보험) 자회사 편입을 승인한 가운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오렌지라이프 사장 출신 정문국 씨를 신한생명 대표직에 앉힐 방침을 밝히면서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신한생명 노조 측은 오랜 기간 정 내정자가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이유로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통합 사장직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과 성과를 내지 못한 오렌지라이프 수장이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신한생명 수장에 오르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등의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신한생명지부(이하 신한생명 노조)는 최근 정 내정자에 대한 인사 검증을 신한금융지주 측에 요구했고 지주는 이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수일 내 검증 결과를 노조 측에 전달할 전망이다.
신한생명 노조는 그동안 정 내정자가 지난 10년 간 보험사 최고위직을 거치면서 ‘인력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수차례 진행하는 등 ‘구조조정 전문가’란 점에서 우려를 표해왔다. 조 회장이 앞서 정 내정자를 두고 ‘보험 전문가’라고 밝힌 데 상충되는 주장이다.
앞서 신한생명 노조는 전날 성명을 내고 “정문국 사장이 보험 전문가라는 것이 조용병 회장의 주장이었다”면서도 “이런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노조에 따르면 신한생명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은 1,8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1%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오렌지라이프의 영업이익은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문국 내정자는 ‘보험’ 아닌 ‘구조조정’ 전문가”
이 같은 영업이익상의 두 회사 간 격차는 물론, 신계약 가치 등 다른 지표를 분석해도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를 앞서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보험 전문가’임을 앞세워 정 내정자를 선임한 조 회장의 주장이 사실상 ‘어불성설’이라는 취지다.
이에 노조 측은 “정문국 사장은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사장 적임자가 아니다”라며 “조용병 회장은 지금이라도 지난해 12월 실시한 내정 인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금융권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위기감은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이 같은 채용비리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은 당사자 부인에도 깊은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은행권 안팎에선 이번 이 전 행장의 실형 선고를 계기로 금융권 채용비리 의혹을 바라보는 법원 잣대가 한층 강화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흘러나온다.
조 회장은 지난 2013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 기간 외부 청탁 지원자 및 신한은행 임원, 부서장 이상 자녀 명단을 별도 관리하며 채용에 특혜를 제공하는 한편, 남녀 성비를 3대1로 임의적으로 맞춰 채용하는 데 개입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불구속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새해 벽두 오렌지라이프를 품에 안으며 새 출발을 다진 조 회장과 신한 측이지만 예상치 못한 노조 반발과 함께 채용비리 의혹 해소란 난제에 부딪치며 불안한 시작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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