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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세계로컬타임즈 임현지 기자] 우리나라 해외여행객 수가 3,000만 명에 이르는 가운데 여행지에서 겪는 사건·사고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부상·분실·질병 등을 보장하는 여행자 보험 가입률은 여행객 수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간 내국인 해외여행객 수'와 '최근 5년 간 재외국민 사건사고 현황'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약 1,600만 명이었던 해외여행객 수가 지난해엔 78.5% 상승한 2,869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만큼 사고 발생 위험도 높아졌다. 같은 기간 해외에서 사건·사고 피해자수는 5,952명에서 13,235명으로 122.4% 늘었다. 절도와 폭행상해, 사기 피해가 지속적으로 늘었는데 특히 절도 사건은 4,378건에서 10,123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안전사고 사망 및 교통사고 역시 같은 기간 203명에서 641명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여행자 보험 지급 증가를 통해서도 해외여행객 사고가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삼성화재·에이스손해보험·현대해상 보험금 지급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3사가 지급한 여행자 보험금은 187억4,000만 원이다. 지난 2016년 143억7,000만 원에 비해 30.4% 증가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하면 100억을 돌파한 상태다.
질병사망후유장해 지급액은 2016년 2억3,000만 원에서 지난해 5억1,000만 원으로 118%, 휴대품 손해 지급액은 50억8,000만 원에서 79억으로 55.4% 늘었다.
익수·익사사고로 인한 보험금 지급 건수도 많진 않지만 증가하는 추세다. 물놀이나 수상 레저, 유람선 등을 즐기는 여행객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발생 국가도 다양하다. 2016년에는 태국과 필리핀에서, 이듬해부터 베트남, 인도네시아, 라오스, 브루나이에서도 발생했다. 최근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이 다른 대형 유람선과 충돌, 침몰해 33명의 한국인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석현 의원은 "해외여행보험 지급액이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해외에서 사고가 증가하는 것을 방증한다"며 "특히 익수·익사 사고가 동남아에 집중해 발생하는 만큼 해당 지역 공관은 우리 국민이 안전사고에 대한 문의가 올 때에 적절한 안내가 가능하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해외여행 사고에도 여행자 보험 가입률은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패키지 상품은 여행사가 통상적으로 단체보험에 가입하지만, 개별적으로 떠나는 여행은 보험 상품을 따로 가입해야하기 때문. 여행 기간에만 유효한 보험인만큼 해외를 갈 때마다 새로 가입하고 다시 설명을 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여행자 보험 가입건수는 2016년 229만 건, 이듬해 291만 건, 지난해 308만 건으로 증가 추세다. 그러나 3,000만 명에 육박한 해외여행객 수에 비하면 약 10%에 불과해 저조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여행자 보험 가입을 간소화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시행했다. 이를 통해 이른바 '3초 보험'이라고 불리는 뱅크샐러드의 '스위치 보험'이 탄생했다. 한 번의 인증 절차를 거치면 이후부터는 별도 절차 없이 기간만 입력하면 보험에 가입된다. 가장 먼저 출시된 상품이 바로 해외여행자 보험이다.
현대해상도 카카오톡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온라인보험 계약 체결 시 본인 인증 방식의 하나인 '휴대폰 직접 서명' 인증서비스에 대한 특허도 최근 획득했다. 이를 통해 여행자보험 가입, 보험금 청구, 자동차보험 갱신 등 고객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보험 서비스가 카카오톡 내에서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여행 중 사고가 우려되는데 깜빡하고 보험 가입을 하지 못했다면 공항 내 각 보험사 창구에서도 바로 가입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여행사 패키지 상품에 포함된 여행자 보험은 주요 보장 담보 한도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해외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발생 빈도가 높은 질병의료실비 경우 여행사를 통해 가입된 여행자 보험은 한도가 100만 원 이하인 경우가 많아 해외에서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의료비를 충분히 보장받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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