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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 수수료율 인상 협상과 관련, 현대차와 카드사 간 줄다리기가 결국 현대차 측의 완승으로 끝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카드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카드 수수료율 인상을 두고 현대‧기아차와 카드사들 간 협상이 그간 예견된 대로 현대차 측의 완승으로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카드사 노조가 이를 현대차의 갑질로 규정,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신한과 하나카드 등 국내 4개 카드사로 구성된 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13일 금융위원회 정문 앞에서 ‘현대‧기아차의 카드수수료 갑질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 노조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의3(가맹점수수료율의 차별금지 등)에는 대형신용카드가맹점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신용카드업자에게 부당히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을 정할 것을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들은 “이 같은 법령에도 현대차는 카드수수료를 소액 인상했다는 이유만으로 신용카드사와의 가맹점 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며 “이는 법률에는 대형가맹점의 갑질 방지를 명문화해놓고도 관련 가이드라인 및 처벌 규정이 부재하기 때문”이라며 정부 개입을 촉구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차와 카드 수수료율 인상 협상을 벌여온 신한카드를 마지막으로, 장기간 줄다리기 끝 카드사들의 사실상 ‘백기 투항’으로 관련 협상은 마무리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개입 촉구…정부 미온적 태도가 사태 악화의 원인”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는 카드 수수료율을 기존 1.8% 초중반대에서 1.89% 수준까지 올리는 현대차의 조정안을 결국 수용했고, 삼성‧롯데카드도 이에 동참하면서 현대차의 최종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3사가 제시한 1.9%대 수수료율을 현대차가 거부하면서 11일 이후 해당 카드의 결제는 중단된 상태다. 앞서 KB국민‧현대‧하나카드 등은 이미 지난 10일 1.89% 수준으로 협상이 타결된 바 있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현대차의 조정안이 정부가 당초 구상한 ‘역진성’ 해소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해온 바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가맹점 계약 해지’란 초강수를 뒀고, 카드사 입장에선 초대형 고객을 잃을 위기에 놓이면서 ‘울며 겨자먹기 식’ 협상으로 끝나가는 분위기다.
노조는 이 같은 상황 전개에 대해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문제 삼고 있다.
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이는 전적으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와 정치권의 안일한 자세로부터 비롯된 일”이라며 “현대차의 카드수수료 갑질을 규탄하고,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드업계에서는 이번 현대차 사례를 향후 이어질 대형 가맹점들과의 수수료율 협상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대차 요구가 그대로 관철될 경우 카드사들은 앞으로 유통‧통신 등 또 다른 초대형 가맹점들 역시 같은 요구를 할 것이며, 이는 카드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결국 포인트 혜택 축소 등 카드사들의 일반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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