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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
우리가 사무실이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메모지의 종류는 의외로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각종 문서를 인쇄했거나 사용하지 않은 이면지에서 메모지의 대명사 포스트잇, 음식점이나 은행 등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광고형 메모지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런 메모지를 사람들은 대부분 별 생각 없이 사용한다. 대단한 결심이나 정성·끈기가 있어야 하는 메모지만, 메모지를 잘못 사용하면 안 하는 것만 못한 경우도 있다.
아직도 직장에서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하면서 이면지에 몆 자 적어주는 경우가 있다. 보기에도 좋지 않지만 이면지이다보니 사적인 내용이나 중요 업무에 관련된 내용이 적혀 있을 수도 있다. 이런 내용들은 아랫사람이나 동료들이 보지 않는 것이 더 좋은 것이다.
멋진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중요한 업무를 보면서도 메모지는 중국집 전화번호가 적힌 것을 사용한다면 격이 맞지 않는 일이다. 물론, 그런 업종이나 식당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업무나 지시 내용을 메모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속담에 ‘집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다. 사무실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차에 두거나 집에서 사용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된다. 중요한 사람과의 메모 교환에서 이런 메모지를 쓰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을 수 없게 되기에 평소에 습관을 잘 들이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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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하는 습관은 바람직하지만 메모장을 잘 고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사진=게티이미지) |
사무실 인테리어나 책상·옷 구입에는 많은 돈을 들이면서도 메모지 하나 제대로 된 것을 사용하니 않는 경우가 많다. 문구점에는 사이즈도 다양하고 색깔도 다양한 메모지가 많이 구비돼 있다. 가격도 비싼 편이 아니다.
메모지의 선택만큼이나 메모장을 잘 고르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많은 직장인이나 대학생들 가운데 시중에서 판매하는 시스템 다이어리를 사용한다. 날짜 구분이나 각종 양식이 잘 정리돼 있어 사용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모장도 가급적 고가의 시스템 다이어리를 사는 것보다 자신에게 편하고 저렴한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유명 커피 브랜드에서 사은품 또는 판매품으로 고가의 시스템 다이어리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데 바람직한 구매 방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그런 것을 잘 활용하면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지나간 내용들을 확인하기 좋지만 그런 다이어리도 도구에 불과하다. 활용하는 자신의 의지나 노력이 더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다이어리가 너무 고급이다 보니 소중하게 여겨서 가지고 다니지 않거나 그대로 메모하기 보다는 다른 종이에 메모를 한 후 옮겨 쓰기도 한다. 그렇기에 일상적으로 메모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실제로 이런 경험은 많이 해봤을 것이다. 따라서 좋은 메모장은 자신이 편하게 메모하거나 낙서를 해도 무방하고 항상 가지고 다니기에 부담 없는 것이 좋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한국 사람처럼 획일화 된 시스템 다이어리를 많이 사용하는 국민들을 본 적이 별로 없다.
해외 사람들과 비즈니스를 하면서 이른바 일류기업의 임원들도 우리가 말하는 ‘대학노트’라는 것을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맞다. 메모장은 그냥 편하게 회의 내용을 정리하고 업무에 활용하면 되는 것이다. 특정 회사의 유명 브랜드나 고급수첩을 사용한다고 자신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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