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미 소설가
[세계로컬타임즈 민순혜 기자] 김해미 소설가의 신간 ‘십자가 살인 사건’
김해미는 2016년. 첫 창작집 '좋은 그림 찾기'에서 8명의 동, 서양화가와 함께 10편의 단편소설을 선보이는 콜라보레이션을 했다. 그때는 제목이 그러하니 좋은 그림을 찾기 위한 협업이려니 했다. 그때 독자들의 반응도 꽤나 다양했던 걸로 기억한다.
금번에 펴낸 두 번째 소설집에는 한 화가(재미화가 김여성)의 비구상 회화 7편을 중, 단편소설 6편과 함께 독자에게 소개하는 콜라보를 하고 있다. 책의 사이즈 또한 늘 소지하고 다닐 수 있게 아담하다. 화가가 소설가의 친 오빠이어서 인지 수록된 소설들과 회화 작품이 상당히 밀착되어 있다. 한마디로 책이 참 고급스럽다. 제목이 주는 여운 또한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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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 화가 김여성 ⓒ표지화 About Wall 2 /2021. 38Ⅹ24inch |
1952년 대전 출생. 미술교육을 전공했지만 어렸을 적부터 소설가가 꿈이었다. 김해미의 소설에 유독 화가들의 이야기가 많고, 작품집을 묶을 때마다 회화작품과 소설의 콜라보를 시도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1993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출신으로 늦깍이 등단 29년 차이다. 그럼에도 이제 겨우 두 번째 작품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소설을 쓴다고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과작이다. 그녀는 스스로를 타고난 작가도 아니며 부지런한 작가도 못된다고 고백하면서도 마지막에 쓰는 작품이 자신의 대표작이 되기를 꿈꾼다. 아직 쓸 것이 많다는 것이다.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매일 아침 산책을 하고 있다고도 한다.
이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는 종교에 관심이 많다. 수록된 소설 중에도 두 편에 그녀의 의중이 담겨있다. 과연 인간에게 종교는 무엇이며,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최선인가 하는 화두는 김해미 소설가에게도 어려운 것 같다.
잠시 충전을 한 후 그녀는 그간 구상해둔 종교문제를 다룰 본격적인 장편소설을 쓸 계획이다. 자칫하면 범하기 쉬운 종교소설의 오류를 그녀가 어찌 넘어설지 기대가 된다.
이번 소설집에 상재된 그녀의 소설은 쉽고 재미있으며 문장 역시 탄탄하므로 그녀의 장편소설 또한 역시 믿고 읽을 것 같다. 오랫동안 소장하고 싶은 소설책을 세상에 내놓고 가는 것. 그것이 근래 그녀가 품고 있는 원대한 꿈이다. 나 또한 그녀의 책 두 권을 오래도록 간직할 참이다. 부디 김해미 소설가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빈다.
십자가 살인 사건(중편) 내용 들여다보기
신도시로 입적한지 석 달째인 신흥도시 S. 온 도시가 다 새롭게 건설되느라고 먼지와 소음이 들끓는 도시. 그 인접지역인 대림리의 목조주택 짓기 체험행사장에서 십자가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사람들이 들끓던 행사장은 무슨 일인지 돌연 체험행사가 취소되고, 한동안 목조들과 장비만 널브러져 을씨년스런 이곳에서 대형 십자가에 매달린 시체가 발견된 것.
가까스로 끌어내린 사체의 얼굴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사건의 현장에 달려온 오랜 경력의 정형사도 치를 떨 정도로 처참하기 이를 데 없는 상황. 그는 광적인 기독교도들의 살인사건으로 의심한다.
죽은 이는 목조주택 기능사 신평수(40세). 6개월 전 개설한 목조주택 체험학교에서 이론과 실습을 지도하던 전직 조각가로 10년 째 목조주택에 빠져 살던 인물.
차근차근 주변을 탐색하는 정 형사. 체험학교 안에 있는 신평수의 숙소에서 젊은 사람이 노트북도 스케치북도 없는 점과 그의 소지품들이 너무나 잘 정돈되어 있는 점에 의구심을 갖는다. 근처 백반전문 식당 주인에게서 요나 선교원의 원장과 신평수가 평소에 친분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정 형사는 곧바로 원장 김윤이를 만나러 간다.
그곳에서 정 형사는 신평수가 김윤이의 남편인 남 목사의 교회와 선교원의 목조건물을 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 연유로 신평수는 남 목사와 성경공부를 하게 되고 교회가 완성되자 성대한 기념예배 후 세례를 받고 떠났다가 체험학교 일을 계기로 다시 S시로 돌아왔던것.
어느 날 정 형사는 신평수의 형수에게서 과거 그의 노트를 받고 김윤이와 신평수가 연인관계이었음을 알게 되고, 살해 용의자로 남 목사를 의심하게 되는데‧….
마침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던 신평수의 사인이 자살로 판명나고, 정 형사는 승복할 수 없는 결과지를 받아들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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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약력 1952 대전출생 1977 한남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 1993 대전일보 신춘문예 소설 등단 2016 첫 창작집 ‘좋은 그림 찾기’ 발간, 대전일보 문학상 2021 소설집 ‘십자가 살인사건’ 발간 표지 그림 및 내지 그림 : 재미 화가 김여성 대전 출생. 중앙대학교 미술과 졸업 PRATT 대학원 미술과 졸업(뉴욕, 미국) 1974 뉴욕으로 이주 현대미술관, Snug Harber Museum 등 개인전 다수 100인 화가전 ⓒ표지화 About Wall 2 /2021. 38Ⅹ24in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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