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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GM은 최근 주총을 통해 연구개발 법인 분리 안건을 의결하면서 노조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사진=한국GM 홈페이지 갈무리)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지난 5월 천신만고 끝에 일단락됐던 한국GM 사태가 또 다시 노사 간 갈등을 시작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사측이 최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안건을 의결하면서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이해관계가 복잡히 얽힌 산업은행과 인천광역시까지 법인 분리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한국GM 사태 2라운드’란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R&D 법인을 분리해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란 별도의 법인을 신설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사측은 R&D 법인 분리를 통해 장기적인 시장경쟁력 제고를 꾀한다는 입장으로, 이미 중국을 비롯한 해외 대부분 법인의 경우 분리 운영 중인 상태다.
실제 GM은 중국에서 생산‧판매법인 2곳과 R&D 법인 1곳을 따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침을 유독 한국에서만 ‘철수설’로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게 GM 입장이다.
한국GM은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가 정식 출범할 경우 개발 차종이 뚜렷하게 확대될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경차‧소형‧SUV 등으로 한정된 개발 가능한 차종이 향후 중형 SUV와 친환경차 등으로 범위가 넓어질 것이란 의견이다.
하지만 노조는 법인 분리에 대해 한국GM의 하도급기지 전락을 우려하는 한편, 향후 구조조정 및 매각 역시 쉬워질 수 있다는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이번 주총에 대해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히며 ‘법인 분리 분쇄투쟁’을 예고했으며 오는 22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을 거쳐 쟁의권 획득 후 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산업은행 역시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사측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지난 주총 당시 산은은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앞서 한국GM에 투입키로 자금 7억5,000만 달러(약 8,400억 원) 중 미집행금인 3억7,500만 달러(약 4,200억 원)를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강력 경고했다.
앞서 산은은 지난 5월 GM과 경영정상화 협약을 체결하면서 6월에 7억5,000만 달러 가운데 절반을, 나머지는 오는 12월 31일까지 각각 출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최악의 경우 GM이 약속한 ‘향후 10년 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무력화할 가능성이 커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GM에 주행시험장 등 부지를 제공한 인천시도 법인 분리에 반발하고 나섰다. 사측이 노조 등 시민사회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부지 환수까지 검토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전날 SNS를 통해 “인천은 앞서 자동차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에 매진해줄 것을 기대하며 부지를 제공했지만 현재 법인 분리에 많은 분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한국GM 측에 제공한 주행시험장 부지 회수 등을 법률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시는 한국GM 주행시험장 조성을 통해 외국인 투자유치 제고를 꾀하며 지난 2004년부터 서구 청라동 소재 부지를 지원해오고 있다.
한편, 이처럼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제각각 셈법’에 따라 충돌 양상이 짙어지면서 지역경제 위기감만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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