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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이 지난 2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합계 출산율 0.98명으로 사상 최저를 나타낸 ‘2018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조정현 기자] 우리나라의 급락하고 있는 출산율은 늦어지는 결혼 및 비혼의 확산과 함께 출산을 늦추기로 한 부부들이 아예 아이 낳기를 포기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윤정 연구위원의 ‘코호트 완결출산율 분석 결과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1971~1975년생 여성들의 코호트 완결출산율은 1.62명이었다.
코호트는 같은 시기를 살아가면서 특정한 사건을 함께 겪은 세대를 뜻하며, 코호트 완결출산율은 특정 코호트에 해당하는 여성이 가임 기간 동안에 낳는 총자녀 수로 합계출산율에 비해 여성들이 실제로 낳는 자녀 수를 보여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971~1975년생 여성은 올해 40대 중반을 넘어서는 나이로 출산의 끝자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코호트 완결출산율 비교 시 30년 전인 1941~1945년 출생 여성들이 평생 3.73명의 자녀를 낳은 반면1971~1975년생 여성들은 이의 절반도 안되는 1.6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1956~1960년생 여성들부터 인구 현상 유지수준인 2.1명 미만인 1.96명 수준으로 내려간 이후 1961~1965년 1.88명, 1966~1970년 1.84명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반영하고 있다.
1941~1945년에 태어난 여성들 가운데 1.5%에 불과했던 무자녀 기혼 여성 비율 역시 1961~1965년 3.2%, 1966~1970년 2.5% 수준을 나타내다, 1971~1975년 출생 여성들 사이에선 6.2%까지 크게 증가했다. 이는 부부 100쌍 중 6쌍은 여성의 가임기가 끝날 때까지 자녀가 없다는 얘기다.
40대 초중반까지 결혼하지 않고 비혼으로 사는 여성 비율 역시 1941~1945년에는 0.7%에 불과했으나, 1946~1950년 1.1%에서 1971~1975년은 10.1%로 30년간 10배 이상 높아졌다.
신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합계출산율뿐만 아니라 코호트 완결출산율도 감소하고 있어 여성들이 가임기 전체 기간 동안 출산하는 자녀 수 역시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우리나라의 출산율 감소는 출산을 미루는 것과 미뤄진 출산이 이후 연령대에서 실현되지 못하는 것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출산이 이후 연령에서 회복되지 못하는 이유는 비혼자의 증가와 함께 결혼한 부부들이 당초 낳기를 희망한 수만큼 현실적으로 자녀를 낳지 못하고 있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꼬집으며, “2018년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하락한 이유도 출산이 지속적으로 미뤄지고 있으며 연기된 출산이 실현되지 못하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의 저출산 대응 전략이 합계출산율 회복의 양적 목표에서 ‘삶의 질 향상’과 ‘성 평등 구현’의 질적 목표로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진 만큼, 정책적인 노력을 통해 출산에 대한 희망과 현실의 간극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출산을 미루고 원하는 만큼 자녀를 낳지 못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원인에 대응해 세부적인 정책 내용이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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