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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는 줄어드는 반면, 반전세나 월세 계약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최근 2년 입주를 시작한 신축 아파트 전세가격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2018년 역대급 전세 물량이 쏟아지면서 낮게 형성됐던 시장가격이 최근 정부의 고가주택 보유자 대출금지에 따른 ‘반전세 전환’ 움직임과 맞물리며, 2년 뒤 도래한 전세계약 만료 시기 전세 보증금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입주 2년차 2018년 아파트 460개 단지, 34만 가구를 대상으로 2018년 대비 호당 평균 전세금 인상액을 분석한 결과, 3,278만 원으로 조사됐다.
▲ “2년 전 역대급 전세공급에 가격 낮게 책정”
이들 단지의 전국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2년 전 2억8,400만 원에서 11.5% 오른 3억1,700만 원이다. 결국 2년 간 매월 136만 원 저축해야 감당할 수 있다는 셈이다. 반면, ‘전체’ 아파트의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2년 전 대비 146만 원 오른 2억4,6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지역 ‘입주 2년차’ 아파트의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서울 전체 평균보다 1.6배가량 높고, 보증금 인상액은 7배에 달했다.
입주 2년차 아파트의 서울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2년 전 6억8,600만 원에서 1억400만 원(15.2%) 오른 7억9,000만 원이다. 서울 전체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4억7,700만 원으로 2년 전 대비 1,500만 원 올랐다.
이외 지역의 입주 2년차 호당 평균 전세가격을 살펴보면, 대구가 3억2,800만 원(동기 대비 5000만 원 상승), 대전 2억6,300만 원(4,500만 원), 세종도 2억1,700만 원(4,300만 원)으로 2년 전 계약 대비 오름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강남권 세입자들의 부담이 컸다. 올해 서울에서 입주 2년차 아파트의 전세 도래 건수가 집중된 이른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의 전세금은 1억 이상 올랐다.
국토교통부 2018년 전세 실거래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준공 2018년 아파트의 전세 신고건수는 5,181건으로, 이 중 강남3구는 1,485건(28%)에 달했다. 서초구는 675건(13%)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다.
서울 송파구는 2년 전 대비 전세가가 2억500만 원 상승한 가운데, 호당 평균 9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 12월 입주를 시작한 9,510가구의 헬리오시티 전세 매물이 한꺼번에 집중되면서 2018년 송파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0.59%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말 전세계약 기간이 1년차가 되자 매매가격이 오르며 전세가격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의 입주 2년차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2년 전 대비 1억1,800만 원 오른 11억3,400만 원이다. 강남구 삼성동 삼성동센트럴아이파크(4월)와 일원동 래미안개포루체하임(11월) 두 단지가 올해 입주 2년차를 맞는다.
이어 서초구는 2년 전 12억 원 대비 1억1,100만 원(9.3%) 오른 13억1,600만 원 수준이다. 서초구는 2월부터 입주하는 서초동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신반포자이 등 5개 단지가 2년차에 들어선다.
수도권 중에서는 경기 과천의 신축 아파트 전세가가 2년 전 대비 1억 원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과천은 2018년 7억5,500만 원 대비 1억1,500만 원(15.3%) 오르면서 8억7,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별양동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가 7월에 전세 만기가 도래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식정보타운을 기다리는 청약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과천 아파트 전세가격은 1.5% 올랐다.
지방‧광역시에서는 구축과 신축 아파트 간 전세시장 양극화를 보였다. 아파트 전체 호당 평균 전세가격이 떨어진 울산‧충북‧경북‧전북‧부산‧경남‧강원 지역에서 입주 2년차 신축 아파트의 전세가는 824만 원~2,780만 원 올랐다.
반면, 부동산 시장 침체를 겪고 있는 제주의 전세 보증금은 전체 평균(460만 원↓)과 입주 2년차(597만 원↓) 아파트 모두 하락했다.
◆ 작년과 다른 양상…“올해 전세 줄고 반전세‧월세 늘 것”
결국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전세시장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온도차가 극명히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2년 간 안정세를 보여온 전세시장이 최근 들어 서울 강남·양천을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비수도권은 입주물량 증가와 장기간 이어진 집값 하락 등으로 안정세를 보인 가운데, 일부 새 아파트 위주로 제한돼 전세가 상승 기류가 나타난다.
한편, 올해 수도권 전세시장에선 전세 매물은 줄어드는데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해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일단 전세 매물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부터 세금 및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갭투자’가 감소해 전세 매물이 줄었다.
또한, 보유세 인상으로 집주인들이 전세에서 월세로 돌리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 가운데, ▲고가주택 보유자의 전세자금대출 제한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2년 거주 강화 ▲내년 장기보유특별공제 거주 요건 추가 등 요인으로 임대 중인 자가 주택으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대기 중이다.
따라서 청약 대기나 집값 부담에 따른 전세 선호, 재개발·재건축 이주 등이 겹쳐 전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세매물 부족에 따른 국지적인 전셋값 상승세와 반전세·월세 계약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지난해 10월부터 줄어들어 12월 7,128건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반전세 거래량은 지난 12월 1,528건 거래되며 전월(1,139건) 대비 34% 증가했다.
결국 ‘2년 전’ 첫 입주한 2018년 새 아파트들을 대상으로 서울에서 ‘반전세’ 계약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자금 대출 제한 타격을 받는 서울은 2018년 입주 단지들의 전세 보증금 인상액이 평균 대비 7배 높았다. 대출 제한을 받는 세입자들이 오른 금액만큼 월세로 부담하는 반전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2018년 당시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1990년 이후 역대 최대인 45만 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10년 만에 0.65% 떨어졌다.
이 시기 첫 입주한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맺은 세입자들이 당시 매매가 대비 낮은 전세가율로 들어가면서 전세 재계약(2년)이 도래하는 올해부터 전세금 인상액이 커질 전망이다.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최근 매매가가 뛰면서 입주 당시 낮게 형성된 전세가도 오르는 양상이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전세계약 연장을 앞둔 세입자들은 추가로 전세자금대출이 가능한지 여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며 “반전세나 월세로 갈아탈 것인지, 지금보다 자금을 낮춰 이사할 것인지 등의 철저한 자금계획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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