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은 논·밭두렁 태우기를 하면 애멸구·벼물바구미·끝동매미충 등을 일으키는 해충류는 11%가 방제되지만 거미·톡톡이 등 농사에 도움을 주는 천적 곤충류는 89%나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에 위치한 논·밭두렁 3㎡의 면적에 서식하는 곤충의 밀도를 조사한 결과 총 8164마리가 나왔는데 이중 애멸구, 끝동매미충 등 해충은 908마리에 불과했다.
대신 거미와 톡톡이 등 이로운 곤충은 7256마리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벼물바구미·애멸구와 같은 해충은 야산의 땅속과 논밭두렁 잡초 흙속 뿌리에 붙어 월동하기 때문에 불을 놓아도 잘 죽지 않는다.
오히려 논두렁에 서식하는 거미와 톡톡이 등 이로운 곤충만 태워 죽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논·밭두렁은 태운 지 60일이 지나야 식생과 동물상이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해 75일이 지난 후 원 모습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생태계 파괴로 인한 2차 피해도 우려된다고 봤다.
산림청 집계결과 지난 10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3935건으로 연평균 394건이 발생하고 있다.
주로 3월∼5월에 50% 이상 발생하고 피해면적도 396ha로 전체 산불 발생 시기 중 82% 이상 차지한다.
산불 원인으로는 입산자 실화(38%)가 가장 많았고 논·밭두렁과 쓰레기 소각이 31%로 뒤를 이었다. 담뱃불 등 기타가 3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건조한 날씨와 봄 가뭄으로 인한 산불이 142건이 발생했는데 이중 51건(36%)은 논밭두렁과 쓰레기를 태우다 산불로 이어졌다.
정준용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장은 "해충에 대한 직접적인 방제 효과보다 천적 곤충의 피해가 더 크고 오히려 파괴된 생태 환경과 천적류의 복원이 늦어진다는 점을 농업인 교육을 통해 홍보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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