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 현장 모습(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
[세계로컬타임즈 장관섭 기자] 지난달 21일 대형 화재를 일으킨 인천 남동공단의 세일전자 공장 4층 화재 때 불길을 피한 생존자들은 화재 당시 경보음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고 역시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또 한번의 인재(人災)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경보기는 수리 되지 않은 채 방치됐으며, 관리 경비원은 경보기 오작동으로 벨이 울릴 것을 우려해 스위치를 끄고 퇴근해 결국 노동자 9명이 숨지는 등 모두 15명의 사상자를 낸 대형 참사를 부른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세일전자 화재 사건의 발화 원인으로 전기 누전을 지목했으나 세일전자 화재 당시 경비 직원이 화재경보기를 고의로 끈 것으로 드러났다.
국과수는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와 화재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연기가 빠르게 퍼지고 대피가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감정결과를 내놓았다.
▲ 지난 21일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 현장 모습(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
경찰은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 세일전자 안전담당자와 건물 소방점검을 시행한 민간소방시설업체 관계자 2명, 경비업체 소속 경비원 등 총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특히 경비원 A씨는 예전에도 경보기 오작동이 많아 평소 경보기가 울리면 곧바로 끄고 난 후에 실제로 불이 났는지를 확인해 화재 발생 당일에도 바로 수신기부터 끈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경보음이 울려도 어떤 이유로 울렸는지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 소리가 시끄럽다고 먼저 끄고, 대피할 생각은 하지 않는 이같은 안전불감증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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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 현장 모습(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
불이 난 세일전자 공장은 부지 면적 6천111㎡ 규모로 옥내 저장소 4곳에 위험 물질이 저장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불은 휴대전화 부품 등을 세척할 때 사용하는 인화 물질과 제품 포장용 박스가 쌓여있던 탓에 급속히 확산했고, 유독가스도 대거 발생해 인명피해가 커졌다.
이처럼 단열재 우레탄폼과 샌드위치패널은 다른 화재사고에서 보듯이 많은 양의 유독가스를 내뿜어 인명 피해를 키운다는 것을 알면서도 불연재(不燃材) 패널로 대체하지 않은 안전불감증의 한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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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 현장 모습(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공장과 가연성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업체는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데도 가볍게 흘려들은 탓이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세일전자는 지난 6월 한 민간소방시설관리업체의 점검을 받았는데 ‘이상 없다’는 결과였고, 불과 점검 2개월 후 불이 나자 스프링클러가 50분 후에야 작동하는 등 문제가 나타났다”며 “이처럼’ 공장들이 민간 업체를 통해 점검을 받지만 소방 당국에서 조사하면 규정에 어긋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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