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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일방적 경제보복에 국내 반일감정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여행 소비자들의 일본 관심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인천공항에서 한 여행사의 일본행 출국수속 카운터가 텅 비어있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국내 소비자들의 일본 여행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 및 백색국가 제외 결정 등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 가운데, 지난 사드배치 이후 경제보복을 감행한 중국 사례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는 ‘주례여행 행태 및 계획조사’를 통해 일본을 중심으로 지난 3년 간 주요 해외여행 지역에 대한 국내 소비자 관심도의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 가운데 하나로, 지난 수년 간 전체 아웃바운드 시장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를 차지해왔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에 대해 여행지로서의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응답은 2018년 2분기 38%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같은 해 3분기 33%로 하락한 데 이어 1년 뒤인 2019년 2분기(26%) 처음 30% 밑으로 추락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최근 수년 간 일본여행 경험자 수는 물론, 횟수도 늘어나 ‘색다름’과 ‘신선함’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쉽게 자주 가볼 수 있는 곳의 관심도는 자연스레 낮아지기 마련이며, 동남아 여행 관심도 하락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본여행 관심도 하락 양상은 그간의 차원을 달리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국내 여행 소비자들의 일본에 대한 관심도는 평균 13%를 기록, 전달인 6월 25%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초 사드 배치와 연계된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 이후 최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 여행 관심도(12%)와 유사한 수준이다.
◆ “한 번 꺾인 여행관심, 회복 쉽지 않아…더 등돌릴 가능성도”
이날 두 기관은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일본여행 관심도 급감 현상이 실제 어떤 형태로 나타났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주’ 단위로 분석한 조사결과도 내놨다.
관심도가 ‘낮아졌다’의 경우 한일 갈등이 촉발된 시점인 7월 1주차 39%에서 2주차 52%(13%p 상승), 3주차 66%(14%p 상승), 4주차에는 거의 상한선으로 보이는 75%(9%p 상승)로 급상승했다.
반면, ‘높아졌다’는 6월 말까지 상승세를 보이다가 7월 들어 급격히 하락하면서 4주차엔 중국(12%)보다 낮은 9%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4일 이뤄진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정책 발표 직전인 6월 4주차와 비교하면 ‘낮아졌다’는 응답의 경우 4주 간 두 배(36%→75%) 이상 급등했고, ‘높아졌다’는 3분의1 토막(27%→9%) 난 셈이다.
이런 두 관심도 차이로 미뤄 한국 소비자들이 일본여행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얼마만큼의 이동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일 간 분쟁 발생 직전인 6월 4주차 9%p에 불과했던 차이는 4주 후인 7월 4주차 66%p로 증가했는데, 이는 매주 평균 14%의 소비자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옮겨간 셈이다.
이를 두고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 측은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의 이동이 진행됐음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이어 “2017년 이후 중국 여행 관심도가 10%대에 머물고 있는 것을 보면 (일본여행에) 한 번 꺾인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쉽지 않다”면서 “더구나 현 추세를 보면 이것이 끝이 아니라 더 극단적인 차이로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결과는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동향연구소가 매주 여행소비자 500명, 연간 2만6,000명을 조사 대상으로 수행한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를 바탕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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