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호트격리에 자율배식…되레 2차 감염 우려 높아
![]() |
▲ 충북 증평군 특수전사령부 예하부대가 소속 장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코호트격리에 들어가자 장교 및 하사관에 제공한 식사 식판 모습. (사진=뉴스핌 제공) |
[세계로컬타임즈 김동영 기자] 충북 증평군 특수전사령부 예하부대에 비상이 걸렸다. 훈련이나 연습 상황이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긴급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20일 소속 장교가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국방부는 이날 오후 11시 50분께 이 부대에 ‘코호트격리(Cohort)’ 조치를 내렸다.
코호트격리는 전염병 전파 가능성이 있는 환자와 의료진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격리하는 방역조치로서, ‘동일 집단 격리’로 불린다.
더욱 심각한 것은 격리기간 중 부대원들에게 부실 식단을 공급하고 그 과정에서 코로나19 전파가 우려되는 일이 불거졌다는 것이다.
뉴스핌의 보도에 따르면 이 특수전사령부 예하부대는 격리 중 식사로 밥과 계란국에 김치만 달랑 나왔다. 저녁에는 라면만 주기도 했다.
부대원이 먹은 식단을 보면 일반인은 커녕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먹기에는 음식들이 너무 부실했다.
21일 아침에는 쌀밥과 곰탕에 조미김·무말랭이가 나왔다. 점심에는 밥과 국에 멸치볶음뿐이었다.
22일 아침도 달라진 게 없었다. 계란국과 김치. 점심에는 골뱅이무침과 김·국으로 부실 그 자체였다. 23일 아침은 밥과 곰탕에 어묵볶음·삶은 달걀이다.
이에 대해 해당 부대는 “코호트격리가 해제되기 전까지 밥과 국 그리고 3가지 반찬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기사 내용이나 사진과 부대의 해명이 서로 달라 이를 확인하기 위해 코호트격리 기간인 3일 동안의 식단표를 요청했는데 해당 부대는 이를 거부했다.
![]() |
▲ 충북 증평군 소재 특수전사령부 예하부대 정문 전경. (사진=뉴스핌제공) |
이어 “간부들은 식판을 통해 자율배식을 했다”며 “(반찬이 부실한 것은) 매 끼 3찬을 준비했는데 자율배식이다 보니 먹고 싶은 것만 가져다 먹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코호트격리가 목요일 밤에 이뤄졌고 다음날인 금요일은 평일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실제로 부대원들은 부실 급식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격리됐던 한 군인은 “부실한 식사를 배급 받고 모두 화가 났다”며 “훈련도 아닌 일상에서 격리돼 부실한 식사로 병사들만 고생했다”고 토로했다.
다른 군인은 “격리로 인해 영내 매점(PX) 가서 사먹지도 못하는데 부대가 밥이라도 든든하게 먹게 해줘야 옳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코호트격리 중 2차 감염이 우려되는 일도 나타났다.
코호트격리 기간에는 자율배식이 아닌 마스크와 장갑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한 배급원이 식사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담당참모 말대로 격리기간에 자율배식이 됐다면 격리된 부대원 각자가 음식을 식판에 담으면서 대화중 침이 튈 수 있어 음식을 통한 2차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아무리 격리기간이고 갑작스런 사태로 식자재를 구입하기 어렵기에 비상급식을 제공했다 하더라도 2차 감염 우려에 대한 대비는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